| 이명박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에 앞서 환영 나온 어린이들과 악수하면서 인사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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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러시아가 올해 수교 20주년을 맞아 자원개발과 에너지 분야에서 경제협력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정부는 물론 포스코ㆍ한국전력ㆍ현대중공업 등 국내 기업들의 러시아 사업 진출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10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제3차 한ㆍ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에서는 한ㆍ러 수교 2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양국 정부와 기업들 간 다양한 협력방안이 구체적인 결실을 맺었다.
특히 러시아의 전력망 현대화와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비롯해 자원개발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의 현지 시장 진출이 활성화되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 행사에서 정부의 경우 2건의 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고 기업들은 모두 7건의 MOU를 체결하면서 미래 협력사업 발굴에 적극 나섰다.
우선 포스코는 러시아 제1의 철강 원료업체인 메첼사와 극동∙시베리아 지역 상호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포스코는 메첼사와 함께 극동 지역의 항구 현대화와 제철소 설립을 추진한다. 또 양사는 철광석 및 석탄광구의 지분을 공동으로 취득ㆍ투자하고 제3국의 광구도 함께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또 LG상사는 러시아의 발전소 건설사인 'ASE엔지니어링' 지분(26%)을 인수해 러시아 발전∙송배전 분야 시장에 진출하고 전력 기자재 수출도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러시아 FGC(송전공사)와 맺은 MOU에서 극동 지역 고압차단기 공장 설립,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시범사업, 공동연구소 설립 등에 합의했다. 한국전력과 LG상사는 러시아의 배전공사에 해당하는 '홀딩IDGCs'와 송배전망 및 스마트그리드 분야에서 한국산 설비를 공급하기로 했다.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러시아의 에너지 사업 현대화를 위한 국내 기업들의 사업기회 역시 크게 확대되는 계기를 맞았다.
LG하우시스는 숨마캐피털과 스콜코보 프로젝트 건설을 위한 MOU를 맺고 친환경 건축자재 및 내부 마감재, 인테리어 디자인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로 계약했다.
에너지관리공단과 광산업진흥회는 러시아에너지청과 함께'한ㆍ러 에너지효율혁신센터'를 세우기로 하고 에너지 효율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 교류ㆍ협력에 나설 계획이다. 무역보험공사는 러시아의 홀딩IDGCs와 전력망 현대화 사업을 위한 금융지원 협력과 관련 산업 분야의 정보와 경험을 상호 교류하기로 했다.
특히 올해 행사는 한ㆍ러 수교 20주년이고 주요20개국(G20) 정상회를 앞두고 열린다는 점에서 양국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러시아 측에서는 이날 페트로프 연방상의 부회장과 쇼힌 산업가연맹 회장 등 120여명이 참가했다.우리 측에서는 최경환 지경부 장관을 비롯해 사공일 무역협회장, 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강덕수 STX 회장,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 등 200여명이 자리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에너지∙자원개발 협력 ▦한ㆍ러 지역협력 확대 ▦정보기술(IT) 및 이노베이션 분야 전략적 협력 ▦운송 및 인프라 분야 경제협력 등의 4개 분과별 주제발표와 토론도 진행됐다.
각 섹션별로는 이병호 STX 사장,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미하일 아비초프 E4그룹 이사장, 유리자플라츠킨 에어로스페이스 에큐먼트 사장 등이 주제발표를 했다. 더불어 본회의 이후에는 기업인 간 네트워크 미팅도 마련돼 양국 경제계의 친목 확대와 기업 간 구체적 협력 분야에 관한 긴밀한 토론이 이어졌다.
'한ㆍ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는 지난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때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격상시킨 것을 계기로 매년 정례적으로 열리고 있다. 지난 1차와 2차 행사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최됐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가스 등 천연자원 개발과 전력 인프라, 에너지 효율 분야 등에서 양국 기업들의 협력확대가 기대된다"며 "한국 기업의 러시아 시장 진출 활성화는 물론 러시아의 아시아 지역 협력 강화와 경제 현대화 기반 마련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