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4월 15일] 아침형 인간의 경쟁력

조국호(코오롱아이넷 상무)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활동시간대가 있겠지만 유독 아침형 인간에 대한 예찬론은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말을 봐도 그렇고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이 아침형 인간이라는 내용의 책들이 자기경영 분야의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는 것을 보면 아침시간에는 분명 그만의 비밀이 존재하는 듯하다. 옛날 어머니들은 새벽에 정화수를 떠놓고 기도를 했고 우리와는 다른 문화권인 이슬람에서도 첫 기도는 해가 뜨기 직전에 시작된다. 대기업을 이끈 많은 최고경영자(CEO)들이나 큰 업적을 남긴 사람들 역시 스스로를 아침형 인간으로 지칭하고 있으며 조찬회는 있는 반면 석찬회는 없다. 이처럼 사람들이 새벽시간에 영감을 얻고 에너지를 느끼는 것은 새벽이야말로 직관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잠들기 전 오랫동안 생각해도 해결책을 찾기 어려웠던 일이 새벽에 섬광처럼 떠오른 기발한 발상으로 잘 처리됐던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있을 것이다. 낮에 몇시간을 고민해서 나온 결과물과 새벽에 잠깐 생각해 얻은 아이디어의 질이 같은 경우도 있는데 이는 주로 새벽에 작용하는 직관력이 그 효력을 발휘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직관의 위력은 무엇인가. 직관은 문학으로 치면 시와 같다. 사물을 대하면 논리가 아닌 감각으로 순간적 판단을 하게 된다. 반면 이성은 소설과 같다. 기승전결이 있고 복선에 의한 결말이 정해져 있고 그렇기 때문에 구성이 중요하다. 새벽에는 직관과 창조적인 면이 활성화되는 반면 이성의 시간인 낮에는 지식에 기반한 일반적인 사고의 프로세스가 활성화된다. 이렇듯 새벽시간의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제대로 사용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본다. 때문에 이성적 능력이 요구되는 일들은 가능한 낮시간으로 미루는 대신 직관력을 높일 수 있는 본인만의 노하우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루하루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쫓기다 보면 어느덧 새해의 다짐들이 하나 둘씩 잊혀져간다. 이러한 때일수록 조금만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아침시간을 꾸준히 활용해 연말에는 모두가 생각한 바를 이룬 한해였다고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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