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자 "재계 건의 들으러 왔다" 기업인들 "10년 묵은 체증 내려가" 이명박 당선자, 이건희 회장에 "별일 없나요" 안부물어 정몽구 회장엔 "여수 엑스포 유치하느라 수고" 이건희 회장 도착하자 취재진·경호팀간 몸싸움도
입력 2007.12.28 17:55:23수정
2007.12.28 17:55:23
[이명박 당선자·재계 간담회] 간담회 이모저모
이명박 당선자 "재계 건의 들으러 왔다" 기업인들 "10년 묵은 체증 내려가"이명박 당선자, 이건희 회장에 "별일 없나요" 안부물어정몽구 회장엔 "여수 엑스포 유치하느라 수고"이건희 회장 도착하자 취재진·경호팀간 몸싸움도
김광수 기자 bright@sed.co.kr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경제인들이 28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대통령 당선자 초청 경제인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경제인들 간의 첫 만남 장소인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은 아침부터 분주했다. 당선자와 각 그룹 총수들의 경호인력만도 100명이 넘었고 경찰들은 전경련 주변을 철통같이 경계했다.
이 당선자가 오전11시께 현관에 도착하자 기다리던 전경련 직원들이 열렬한 박수로 맞았다. 이 당선자는 20층 회의실로 올라가기에 앞서 “(기업인들에게) 할말이 있어 온 것이 아니라 재계의 건의사항을 듣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행사에 앞서 이 당선자는 재계 총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으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에게는 간단한 안부도 물었다. 그는 특검이 발의된 상황을 의식했는지 이 회장에게 “별일 없으시냐”고 물었고 현대 시절부터 인연이 깊은 정 회장에게는 “여수엑스포 유치하느라 수고 많이 하셨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보복폭행’ 사건으로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김 회장에게는 “요즘 열심히 하시더라”고 격려했다. 이 당선자는 악수를 나누며 “이렇게 줄 서있는 게 보기 좋지 않으니 다들 이리로 오시라”고 말을 건네며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비공개로 이뤄진 이날 회의에서 이 당선자가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된다”며 친기업적 모습을 강조하자 기업인들은 크게 고무됐다. 한 참석자는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면서 “기업인들의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했다”고 회의장 풍경을 전했다.
이날 회동에는 최근 모습을 보기 힘들었던 이 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그룹 총수들이 대거 참석하면서 취재경쟁이 불꽃을 튀었다. 이 회장이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기자들이 몰려들어 한때 아수라장이 되며 취재진과 경호팀 사이에 몸싸움과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이 회장은 취재진의 질문 공세에도 일절 입을 열지 않고 묵묵히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지난 1999년 LG반도체를 현대전자로 넘긴 ‘반도체 빅딜’ 이후 8년 만에 전경련을 방문한 구 회장 역시 기자들의 질문에 웃음으로 답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이와 달리 정 회장은 최근 여수엑스포 유치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며 국민적 격려를 받은 탓인지 투자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회장단 중 꼴찌로 도착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당선자 경호 때문에 옆문으로 들어오면서 “늦어서…”라는 한마디만 남긴 채 황급히 간담회장으로 향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오너가 참석하지 못하고 이인원 사장이 대신 참석해 회의 테이블에 정식으로 자리를 얻지 못하고 배석자로 분류되며 별도의 발언기회를 얻지 못했다.
입력시간 : 2007/12/28 1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