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분양 침체라는데… "우리는 달라요"

포항·광양·광주 3·4월 공급분
실수요자 청약에 예상외 선전
지역업체 분양가 인하도 한몫


최근 거래침체와 가격 하락으로 서울 및 수도권 분양시장마저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포항ㆍ광양ㆍ광주 등 지방에서 분양에 나선 아파트단지들이 예상 외의 선전을 거두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실수요자 위주로 청약에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4월 청약시장에서는 지방 분양단지들의 성적이 의외로 괜찮았다. 지난 3월30일 1순위 청약에 나섰던 경북 포항 양덕지구의 트리니엔은 특별분양을 제외한 744가구 모집에 3순위까지 1,745명이 접수해 모든 주택형이 청약 마감됐다. 특히 476가구를 모집하는 전용 84㎡ 주택형에는 3순위에서 1,188명이 몰려 최근 몇 년간 보기 드문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6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전남 광주 수완지구의 대방노블랜드 8-2블록 역시 540가구 모집에 705명이 접수해 4개 중 2개 주택형이 마감됐다. 8-2블록과 함께 공급된 8-4블록의 387가구 분양에도 3순위까지 386명이 청약해 4개 중 3개 주택형이 마감됐다. 전용 117~156㎡의 대형 주택이 주를 이루는 단지로는 수도권 못지않은 성적이다.. 3월10일과 31일 전남 광양에서 분양한 중마 우림필유와 중동 써니밸리도 각각 797가구 모집에 641명, 447가구 모집에 160명이 접수했다. 미분양 물량이 나오기는 했지만 지방 분양 아파트 청약률이 '0'에 그치는 단지도 많은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선전했다는 평가다.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도 아닌 이들 단지의 이 같은 성적표는 실수요자들이 청약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스피드뱅크의 조민이 팀장은 "산업단지가 조성된 광양ㆍ포항 등의 경우 실수요자들이 많다"며 "특히 최근 중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대부분 지방의 전셋값도 급격하게 오르고 있어 전세 수요가 매매로 돌아선 것 같다"고 전했다. 여기에 분양가를 낮추고 설계에 공을 들이는 등 지역 건설사들의 노력도 청약 성공으로 이어졌다. 포항 양덕지구 트리니엔의 경우 시공사인 삼구건설이 당초 8개 동 812가구로 계획했던 우방의 사업장을 인수해 1개 동을 없애고 7개 동 766가구로 설계했다. 1개 동을 줄여 건폐율을 높이는 한편 분양가는 2006년 분양하려던 가격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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