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예방·응급의료·어린이날·금연… 홍보대사 전성시대

정부·지자체, 가수등 유명인 앞다퉈 임명
일부는 사생활 시비 휘말려 '득보다 실' 도

유명인(Celebrities)들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홍보대사로 대거 임명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기관들이 유명인을 활용한 전시성 기획에 치중하거나 홍보대사로 위촉된 연예인 등에 대한 도덕성 시비가 불거지면서 역효과를 내고 있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에 따르면 유명인들이 홍보대사에 잇달아 위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보대사는 무보수로 경제적 이득은 없지만 대외 인지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어 유명인들의 호응도도 높은 편이다. 행정부처 가운데는 보건복지부가 유명인 홍보대사 선정에 가장 적극적이다. 록밴드 크라잉넛이 대한결핵협회 홍보대사로 위촉됐고 드라마 ‘거침없이 하이킥’의 여배우 박해미는 암 예방 홍보대사로 선정됐다.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황선홍은 응급의료생활화 홍보대사를, ‘몸짱 가수’ 손호영과 모델 이소라는 비만 홍보대사를, 배우 김성은은 입양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어린이날 홍보대사에는 아역탤런트 이영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홍보대사에는 배우 정선경, 금연홍보대사에는 가수 세븐과 탤런트 김지우가 위촉됐다. 행정자치부 홍보대사에는 박지윤 아나운서와 배우 박진희가 활동하고 있다. 행자부는 홍보대사 위촉행사 자리에서 박 아나운서의 사생활 사진 유출을 언급해 물의를 일으키는 등 일회성 행정의 전형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를 지켜본 시민들은 “홍보대사의 직업 등 기본적인 사항도 파악하지 못한 장관이나 공무원 모두 제 정신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법무부에서는 개그맨 이경규씨가 청소년 비행예방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씨는 다수의 공익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법과 기초질서의 중요성을 일깨운 공로를 인정받아 홍보대사로 뽑혔다.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는 서울시가 홍보대사 뽑기에 가장 적극적이다. 시는 2000년 부터 홍보대사를 위촉하기 시작, 오세훈 시장 취임 후 12명의 홍보대사가 활동하고 있으며 15명으로 홍보대사를 늘릴 예정이다. 시 홍보대사로는 송일국, 한혜진, 최불암, 박상원, 임백천, 진양혜, 바다 등이 활동하고 있다. 연예기획사 규모를 방불케 할 정도다. 시 관계자는 “홍보대사로 선정된 연예인들이 대부분 바쁘기 때문에 홍보대사를 3~5명 정도만 운영할 경우 각종 행사 때마다 섭외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이밖에 탤런트 류시원은 ‘2007 경북 방문의 해’ 명예 홍보대사로, 탤런트 심혜진은 경기도 가평군의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가수 인순이와 장윤정은 경기도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며 탤런트 백일섭은 ‘2012 여수세계박람회’ 명예홍보대사로 홍보ㆍ유치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안산시는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를 홍보대사로 임명했으나 최근 그룹 멤버들이 연이어 문제를 일으키면서 시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박영만 마케팅홍보연구소장은 “단체 직원이나 가족들을 홍보대사로 임명할 경우 유명인보다 훨씬 더 실질적인 홍보효과를 발휘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GM대우자동차는 택시기사를 홍보대사로 뽑아 구전 마케팅을 펼쳐 효과를 봤다. 택시기사 홍보대사들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한 몫 한 것은 물론 자동차의 문제점까지 꼼꼼하게 지적하는 등 ‘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