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IB "한국, 2분기 금리인하"

수출 둔화·韓美 금리차 확대등 여파
일부선 내달 인하 전망
메릴린치·노무라는 긴축기조 지속 예측도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이 경기부양적 기조를 띠었다고 평가하고 한은이 이르면 오는 3월 중, 늦어도 2ㆍ4분기 내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IB들은 한은이 당분간 물가상승세를 용인하는 가운데 ▦주요 국 경기침체에 따른 대외수출 둔화 ▦한미 간 금리차 확대 ▦주가급락 등에 따른 부의 효과 감소 등으로 한은이 2ㆍ4분기 중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는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선진국 및 중국의 경기 둔화로 국내 수출증가율이 크게 둔화되는 한편 이로 인해 기업 투자심리 악화, 민간소비 부진 등을 우려하고 있다고 국제금융센터는 전했다. 또 자금조달 악화에 따라 은행의 대출증가세가 둔화하고, 가처분 소득증가율 하락으로 내수둔화 가능성도 예상했다고 덧붙였다. 금리인하 명분이 점증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대다수 IB들은 한은이 금리인하 쪽으로 통화정책을 선회한 것으로 판단했으며 시기는 1ㆍ4분기 실물 및 금융지표가 발표되고 난 후인 5~6월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바클레이스캐피탈과 씨티그룹은 올 한해 한은이 2ㆍ4분기에만 한차례 0.50%포인트 금리를 내릴 것으로 내다봤고, 크레디트스위스도 2ㆍ4분기 한차례만 0.25~0.50%포인트 인하를 점쳤다. 도이치뱅크는 3ㆍ4분기~4ㆍ4분기 내 0.50%포인트 인하를 전망했고, 골드만삭스는 2ㆍ4분기 0.50%포인트, 3ㆍ4분기~4ㆍ4분기 0.25%포인트 등 연내 총 0.75%포인트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HSBC는 2ㆍ4분기와 3ㆍ4분기 각각 0.25%포인트를 내려 현재 5.00%의 금리를 4.50%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꼽았고, UBS는 2ㆍ4분기 0.25%포인트, 3ㆍ4분기~4ㆍ4분기 내 0.50%포인트 금리인하를 추정했다. 특히 일부 IB들은 주식시장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은이 미국 등 주요 국 금리인하 흐름과 국내 경기 둔화 압력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3월 중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최근 국내 경제성장률을 당초 4.6%에서 4.3%로 하향 조정했던 리먼브러더스는 1ㆍ4분기부터 4ㆍ4분기까지 매 분기 0.25%포인트 금리를 내려 연내 1.0%포인트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고, 스탠다드차타드도 한은이 1ㆍ4분기에 0.25%포인트 금리인하에 나선 뒤 2ㆍ4분기에도 0.50%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메릴린치와 노무라는 국내 경제 성장 모멘텀이 유지되는 가운데 한은이 물가상승 압력에 대응해 긴축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예측했다. 맥쿼리증권은 올해 0.50%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예측했지만 시기는 못 박지 않았다. 국제금융센터의 한 관계자는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IB들이 한은의 금리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라며 "2월 금통위 때 이성태 한은 총재의 '경기하방' 우려 발언으로 IB들의 금리인하 가능성이나 인하폭 전망치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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