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 '마이크로파 전자 공명 이온원' 개발

중입자·중이온 가속기 핵심기술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이 중입자 가속기와 중이온 가속기에 필수적인 중이온 다가이온(multi-charged ion∙전자가 2개 이상 떨어져 나간 이온 상태) 빔을 발생시킬 수 있는 '마이크로파 전자 공명(Electron cyclotron resonance∙ECR) 이온원'을 개발하고 다가이온 빔을 인출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핵융합공학기술개발부 오병훈 박사팀은 지난 2007년부터 4년간 18억원을 들여 수행한 '초전도 사이클로트론용 ECR 이온원 개발' 과제를 통해 'ECR 이온원'을 자체 설계∙개발하고 최근 성능 검증을 마쳤다고 5일 밝혔다. 원자력연이 이번에 개발한 ECR 이온원은 오는 2015년 완성을 목표로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 중인 의료용 초전도 중입자 가속기의 핵심 부품일 뿐 아니라 앞으로 성능을 극대화할 경우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들어설 중이온 가속기를 구축하는데도 직접 적용될 수 있는 원천기술로 평가 받고 있다. ECR 이온원은 강한 자장 속에 플라즈마를 가두고 고주파 전자공명 현상을 통해 전자들을 집중 가열함으로써 전자의 온도를 수십 keV(수억도) 이상으로 높여 원자를 다가이온으로 만든 뒤 이를 선별적으로 추출해 가속기에 공급해주는 장치다. 가속기의 규모를 크게 늘리지 않고도 가속에너지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중이온 가속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연구팀은 외국에서 개발한 동일 기종보다 더 강력한 자장 구조를 만들어내기 위해 전자석과 영구자석 등 복잡한 자석들의 구조를 최적화해서 배치, 다가이온 발생 영역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자장 구조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원자력연은 ECR 이온원 개발을 통해 확보한 기술이 중이온 가속기의 이온원을 설계 제작하는 데 직접 적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반도체 생산 공정과 나노 공정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ECR 이온원은 중이온 가속기가 최종적으로 요구하는 성능과는 아직 거리가 있지만 일부 실험이 가능한 수의 우라늄 다가이온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는 성능을 갖춰 초기 중이온 가속기 실험에는 직접 투입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초전도 자석을 사용해서 자장의 세기를 높이고 고주파의 주파수도 높이는 등의 방법을 통해 과학비즈니스벨트에 설치 예정인 중이온 가속기가 최종적으로 요구하는 성능의 이온원을 개발하는 후속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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