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재보선] 與, 계파갈등·지도부 책임론 등 후폭풍 예고

'부평 을'은 물론 경주 친이-친박 대리전도 패패
민주도 선전했지만 'DY바람' 못막아 후유증 클듯

한나라당의 박희태(가운데) 대표 등 지도부가 29일 서울 여의도 당사 선거상황실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4·29 재보선 개표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최종욱기자

민주당의 정세균(왼쪽 두번째) 대표 등 지도부가 29일 서울 여의도 당사 선거상황실에서 인천 부평을의 홍영표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만세를 부르며 기뻐하고 있다. /최종욱기자

여당이 가장 우려했던 4ㆍ29 재보선 ‘5대0’의 스코어가 현실이 됐다. 완봉패의 주인공은 한나라당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재보선에서 단 한석도 얻지 못해 지도부 책임론이 거세게 이는 등 심각한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부평은 물론이고 경주의 친이(親李)ㆍ친박(親朴) 대리전에서도 패배해 계파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당내 권력구도에 있어서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반면 민주당은 부평을에서 승리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전주 덕진과 완산갑에서 모두 패해 역시 적지 않은 내상을 입게 됐다. 정동영ㆍ신건의 복당 문제 등 무소속 연대 바람이 거세게 불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 ‘MB 정권’ 심판론 유효… 안방 지키기는 ‘실패’=홍영표 민주당 후보가 이재훈 한나라당 후보를 따돌리고 부평을에서 당선됐다. 민주당의 부평 승리는 대우자동차 출신의 홍 후보의 구호가 경제살리기 전문가를 자처한 이 후보를 압도한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GM대우 출신의 후보를 내세운 것이 유효한 카드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이명박 정권 중간 심판론’도 GM대우의 위기와 맞물려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은 텃밭을 잃었다. 정동영(DY) 바람을 막지 못한 것. 정 후보는 덕진에서 완승을 거두고 재기에 성공했다. 무소속 연대의 신 후보까지 완산갑에서 낙승을 거뒀다. DY의 정치적 고향이 덕진인 만큼 정 후보의 당선은 선거 초반부터 점쳐졌었다. 그러나 당초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완산갑의 결과는 의외다. 재보선이 주로 조직선거로 치러진다는 점에서 이광철 민주당 후보의 우세가 예상됐기 때문. 민주당 안팎에서는 신 후보의 당선을 두고 당 지도부가 부평을에 ‘올인’해 호남의 DY 바람을 효율적으로 막지 못했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한나라, 경주마저 패배… 거센 후폭풍 예고=경주에서는 친박의 승리가 여권 내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선거의 여인’이라 불리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정중동 속에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이전 등 지역 내 현안을 둘러싼 논쟁이 무소속 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전개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경주는 특히 이른바 ‘박풍(朴風)’의 위력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한 선거라는 지적이 많다. 울산은 조승수 진보신당 후보가 노동계 표심을 바탕으로 무난히 승리했다. 비록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가 늦게 이뤄졌지만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지원군으로 나선 박대동 한나라당 후보를 따돌리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는 평가다. 노조를 중심으로 한 표몰이가 조 후보 승리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이외에 유일한 기초단체장 선거 지역인 경기도 시흥시장 재선거에서는 김윤식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 여야의 명암이 엇갈렸다. 무엇보다 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 못지않게 수도권 민심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흥시장 재선거 역시 이번 선거 승패의 기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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