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상] 상상·통찰·직관이 시장발견의 원동력

■ 시장발견의 기술 (황민우 지음, 마젤란 펴냄)


컴퓨터 마우스를 최초로 개발한 기업은? 정답은 복사기 전문회사 '제록스'다. 하지만 제록스는 마우스를 최초로 개발했음에도 이를 상업화하지 못했다. 제록스의 마우스를 상업화해 돈을 번 회사는 다름 아닌 '애플(Apple)'사였다. 애플은 마우스뿐만 아니라 MP3 플레이어가 개발된 지 3년이 지난 시점에 MP3 시장에 뛰어들어 아이팟을 출시해 지금까지 1억5,000만대를 판매했고, 아이폰 역시 스마트폰 시장에서 5년 정도 늦게 출발했음에도 2년만에 2,000만대를 판매했다. 남의 아이디어를 비즈니스에 접목하고 이를 상업화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지닌 애플이 기존 제품의 장단점을 분석해 소비자에게 가장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시장을 주도할(market-driving)것인가? 시장에 따라갈(market-driven)것인가? 이는 사업주들에게 있어 풀기 어려운 과제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 시장을 만들기엔 위험 요소가 너무 커 실패가 두렵고, 이미 형성된 시장에 진입해 경쟁사들을 따르려니 차별화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 시장을 연 기업이 1등 자리를 유지하기도 하지만 기존 시장에 진입해 따라 하는 기업이 1등을 꿰차기도 하기 때문에 정답을 찾긴 어렵다. '시장 발견의 기술'은 시장을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상상력(imagination), 통찰력(insight), 직관력(intuition) 등 3i를 기반으로 한 시장발견에 대해 분석한 책이다. 마케팅 전문가인 저자는 3i를 기반으로 한 시장 진입의 근저에는 사업의 우선순위를 '경쟁'이 아닌 '고객'에 두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애플처럼 고객의 필요를 중시 여기는 기업은 그 진입 순서에 상관없이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고 시장의 최후 승자가 될 수 있다는 것. 책은 기존시장의 발견 기술뿐 아니라 미래 유망시장도 고찰한다. 저자가 주목하는 미래 유망 시장의 타깃은 소비시장 사각지대에 있는 40대 남성들. 저자는 40대 남성들은 사회적 의무 때문에 본능이 거세된 사람들이라 그 본능적 코드를 제대로 마케팅에 활용하면 그 폭발력이 무서울 것이라고 설명한다. 더불어 저자는 앞으로의 기업들은 당장 물건을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고민하고 갈등할 때 영혼의 동반자가 되는 것이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고 승자가 되는 길이라고 조언한다. 1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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