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회사가 회원의 신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면 사기 결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북부지법 제12민사부(안승호 부장판사)는 사기 결혼으로 피해를 본 30대 여성 김모씨가 결혼정보회사 운영자 박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박씨는 원고와 부모에게 1,0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의 전 남편이 회원 등록 과정에서 신분증 복사본을 제시했고 결혼 상대자 조건이 다소 의심스러웠는데도 운영자 박모씨가 신분을 추가로 확인하는 등의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판결이유를 밝혔다.
이어 “결혼정보회사 운영자인 박씨가 부족하기는 했어도 일단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쳤고 원고 또한 혼인 주체로서 남편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되는 점 등을 고려해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 2007년 박씨의 결혼정보회사에서 노모씨를 ‘한의대 졸업예정자’로 소개받고서 그 해 바로 노씨와 결혼했다.
그러나 이듬해 남편이 무직이며 친동생의 신분증 복사본과 졸업예정증명서 등을 이용해 신분을 사칭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김씨는 남편 노씨를 사기 등 혐의로 고소한 데 이어 지난해 박씨를 상대로 2,000만 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