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손보사 자본확충 잇달아 연기
당초 올해 안으로 완료하려 했던 중소형 손보사들의 자본확충 계획이 잇따라 연기되고 있다. 국제ㆍ리젠트화재의 증자ㆍ후순위차입 등이 사실상 무산된데 이어 대한화재도 유상증자의 주금납입을 연기했다.
이에 따라 내년초 손보업계에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26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중소 손보사들의 자본확충 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대한화재가 지난 22일 이사회를 통해 165억원의 유상증자 주금 납입일을 당초 이달 30일에서 내년 1월31일로 연기하기로 결의했다.
대한화재측은 이와 관련 "유상증자 결의 당시 4,800원 안팎이던 주가가 최근 3,000원대로 떨어져 실권주가 대량 발생할 우려가 있어 불가피하게 증자 시기를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초 대한화재는 공모에서 발생하는 실권주를 대주주인 백일환 회장이 전액 인수할 방침이었다.
또 대한화재는 국내 유상증자와 별도로 추진중인 외자유치 역시 아직 확정 단계에 이르지 못해 자본확충 일정 차질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앞서 리젠트그룹의 국내 지주사인 KOL로부터 출자를 받아 254억원의 증자를 하려했던 국제화재도 '진승현 파문'에 따른 KOL측의 자금난으로 증자시기를 내년 1월 22일로 연기했다.
리젠트화재 역시 지난 7일까지 KOL과 리젠트종금으로부터 총 595억원의 후순위차입을 한다는 내용의 경영개선계획을 금감위에 제출한 바 있지만 리젠트그룹의 철수와 KOL의 자금난에 따라 자본확충 시기를 내년 3월말로 연기해 놓은 상태다.
현 회장의 비자금 조성 등으로 곤욕을 치른 제일화재도 역외펀드 손실 등에 따라 300억~500억원 안팎의 증자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자본확충 방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제일화재 관계자는 "금감위와 협의해 싯가와 방법 등을 조만간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중소형 손보사들의 자본확충이 지연되면서 일각에서는 손보업계의 구조조정이 급류를 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증시침체와 불투명한 사업전망에 따른 대주주들의 증자참여 기피로 중소 손보사들의 자본확충은 상당한 애로를 겪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손보업계의 구조조정이 조만간 가시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