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5위인 롯데그룹 계열사가 편의점의 담배판매권까지 소유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김영주 민주통합당 의원은 10일 국감에서 편의점(세븐일레븐) 운영회사인 코리아세븐이 가맹점주에게 돌아가야 할 담배판매권을 법인이나 경영진 개인명의로 돌려놓고 관련수익까지 챙겨왔다고 주장했다. 그런 가맹점이 800개에 이르며 신동빈 회장 등 경영진이 직접 판매인으로 지정된 곳도 91개나 된다고 한다.
현행법에는 담배소매인이 점포를 갖추고 소비자에게 직접 담배를 판매할 수 있는 사람으로 엄격히 제한돼 있다. 통상 편의점 가맹점주는 독립된 사업자로 간주되기 때문에 담배판매권도 가져야 마땅하다. 롯데 측은 점포에 대한 제반권리가 법인 명의로 이뤄지는 '위탁가맹점'이라는 독특한 계약관계로 오해를 산 것이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신 회장 등 개인명의로 된 것은 지자체에서 행정착오로 빚어진 것이라고 해명한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의 사적인 계약관계를 놓고 밖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일단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가맹점주들이 본사와 득실을 따져보고 담배사업 명의를 포기했을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논란의 대상이 전형적인 서민제품인 담배라는 데 있다. 담배소매시장은 나름대로 진입장벽이 있기 때문에 영세서민은 담배가게라도 하나 갖고 싶어하며 더욱이 담배를 팔 수 있는 편의점은 선망의 대상이다. 한편 롯데로서는 담배판매권이 바로 지역 소매상권을 잡는 방법이기 때문에 위탁가맹점이라는 독특한 방식까지 동원한 모양이다.
그러나 바로 이런 부분들이 휴일강제휴업 같은 반시장적 정책의 명분을 제공하는 게 문제다. 그렇잖아도 대기업들은 빵집이나 떡볶이집 등 골목상권에 진출해 비난을 자초했다. 이번 논란이 불필요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당국은 조속히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시정할 것이 있다며 철저히 해야 한다. 대기업들은 오랜 관행에 매몰되다 보니 트렌드에 어긋난 것이 없는지 스스로 살펴봐야 한다. 국민들이 대기업에 거는 기대의 눈높이는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다. 대기업들이 티끌만한 허점이라도 없애는 노력을 기울일 때 반기업정서도 사라질 것이다. 대기업 회장님이 담배장사를 한다는 쓸데없는 오해는 사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