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 한국산 타이어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조사에 들어간 것은 유럽 재정위기로 촉발된 전세계 경기불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증거다. 세계 경기침체로 수출 등이 어려워지면서 구미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들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각국이 일제히 통상의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고 이에 따라 무역마찰 등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 16일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놓은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기금 측은 브라질의 성장률을 기존보다 0.6%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그만큼 브라질 경기가 추가로 안 좋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브라질뿐만 아니라 인도 등 신흥국가들이 일제히 위기에 처해 있다.
물론 세계 교역량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IMF는 올해 세계 교역량 증가율이 3.8%로 2010년(12.8%)과 2011년(5.9%)에 비해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교역량이 감소한다는 것은 수출입량이 줄어든다는 의미로 전세계 국가들의 경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브라질 정부도 국내 업체들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여 타이어 부문에 대한 조사에 나서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브라질은 국내산 알로에 음료에 대해서도 수입 금지조치를 취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현지 업체들이 국내 타이어가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제소했기 때문에 브라질 정부가 조사를 시작한 것"이라며 "경기침체에 따라 각국 정부도 이 같은 조사를 어느 정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런 움직임은 브라질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미국 상무부는 3일(현지시간) 현대중공업과 효성 등이 적정가격 이하에 변압기를 미국에 덤핑 수출한 것으로 판단하고 각각 29.04%와 14.95%의 반덤핑 관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한국산 주석도금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나섰고 우리나라는 대만과 중국산 폴리에스테르 섬유에 대해 덤핑방지관세를 2년간 연장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반덤핑 제소가 늘어나는 것은 보호무역의 한 방법으로 비관세 장벽을 높이는 것"이라며 "세계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앞으로도 이런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