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돈을 위해' 성형하는 한국인들"

미용 성형과 점술이 일종의 국가적 강박증 비슷한 수준에 이른 한국에서 점술의 일종인 관상학과 성형수술이 결합하는 사례가 점점늘어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서울발로 15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관상학적 조건에 맞는 얼굴을 가지면 재물을 얻을 수 있거나 앞으로 다가올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며 특히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개인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해지며 관상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눈 밑의 반점을 없애려는 성형수술은 관상과 성형이 결합하는 가장 대표적인 경우인데 이는 반점이 눈 아래에 있으면 나중에 외롭게 될 것이라는 관상학적 믿음 때문이다. 볼에 지방을 삽입하는 수술을 받으려 병원을 찾은 가정주부 김모(36)씨는 "지금까지 볼이 홀쭉한 편이었는데 기존의 얼굴 모양으로는 돈이 모이지 않고 새 나갈 것이라는 점술가 2명의 말을 듣고 성형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성형외과 전문의 이원석씨는 "`좋은 상'으로 만들어 달라는 환자가 10명 중 1명꼴"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전문의 조을재씨는 한 환자가 점술가로부터 남쪽으로 가서 특정한 성을쓰는 성형외과 의사를 찾으라는 말을 듣고 자신의 병원을 찾은 일도 있었다고 밝혔다. 저명 관상학자 조성호씨는 "어떤 사람의 얼굴을 보면 가족 관계나 생활상은 물론 운명까지도 알 수 있다는 믿음은 과거 농경사회에서 사람들이 거의 이동하지 않고 살았던 점과 연관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관상을 이유로 한 성형이 5억달러 규모의 한국 미용성형 시장에서 일부에 불과하지만 이 분야는 포화상태에 놓인 국내 성형 시장은 물론 문화적 배경이 비슷한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으로 여겨지고 있다. 성형외과 전문의 백승준씨는 "어떻게 얼굴을 바꾸면 운명을 좋은 쪽으로 바꿀수 있을지를 문의하는 고객들이 점점 늘고 있어 관상학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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