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인구 80여만의 동티모르는 300여년의 포르투갈 지배와 24년의 인도네시아 통치를 종식하고, 독립국으로 새 출발하게 됐다.아난 사무총장은 이날 긴급 소집된 유엔 안보리에서 동티모르 주민 투표결과, 투표자의 78.5%(34만4,580명)가 독립을 지지, 자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고 보고했다. 그는 또 자치안에는 주민들의 21.5%(9만4,388)가 지지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투표결과는 유엔과 동티모르의 주도 딜리에서 동시에 발표됐다.
아난 사무총장은 유엔 감시하에 실시된 이번 동티모르 주민들의 투표 결과와 관련, 『이번 투표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면서 패자인 자치파를 위로했다.
또 B.J. 하비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TV성명을 통해 『주민투표는 동티모르 형제와 자매의 양심을 반영한 것』이라며 『인도네시아 정부는 동티모르 주민의 선택을 존중하고, 수용할 것임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유엔과 미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 국제사회도 동티모르의 독립찬성 결과가 나오자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주민투표가 자치 반대로 결정됐다고 해서 동티모르가 당장 독립되는 것은 아니다. 먼저 인도네시아 국회가 오는 11월 동티모르를 병합키로 한 76년의 결정을 폐기하고, 인도네시아 정부가 유엔에 동티모르의 주권을 넘겨야 한다. 또 유엔의 과도정부 기간을 거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