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러 팔지 말고 당분간 관망을"

금융시장 불안에 과잉 반응… 추가 낙폭 크지 않을것
반등 겨냥 지수 1,700 아래선 대형주 중심 분할매수를


미국발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촉발된 글로벌 신용경색 문제가 16일 한국 증시를 강타했다. 국내 증시는 이날 125포인트 이상 폭락하며 투자자들을 심리적 공황상태로 내몰았다. 개인과 외국인이 대거 순매도에 나서면서 지수를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하지만 기관은 이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며 향후 지수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어 대조를 이뤘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경기나 실물경제 등 펀더멘털과는 상관없이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인해 폭락한 점을 강조하며 서둘러 보유 주식을 내다 팔기보다는 ‘지켜보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날 큰 낙폭을 보인 만큼 앞으로 빠진다고 하더라도 낙폭이 이번처럼 크지 않을 가능성이 커 주가가 많이 빠진 대형주 등을 중심으로 저가매수에 나서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서브 프라임 모기지와 엔 캐리 자금 등 현재 펼쳐지고 있는 글로벌 금융충격파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다는 점에서는 과거와 달리 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 역시 매우 힘들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섣부른 매도보다 관망” 우세=전문가들은 폭락장에도 불구하고 매도보다는 관망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밸류에이션이 다시 매력적인 수준으로 떨어졌고 시장 과열은 충분히 해소된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시장이 과잉 반응하는 것으로 보여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지수상으로만 본다면 바닥권에 근접했다면서 지수가 1,650~1,700선에서 멈출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25일 2,000포인트를 넘어선 이후 20여일 만에 15%가량 빠진 것을 보면 빠질 만큼 빠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증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고 지수급락이 이미 진행돼 가격상의 저가 메리트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며 “현 구간에서 매도하기보다는 반등의 시기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또 장단기 투자 형태에 따른 이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준기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상황을 참고하더라도 앞으로의 증시 움직임을 예측하기는 무척 힘들지만 무조건 매도에 나설 때는 아니다”며 “급락장세가 비이성적인 매물압력에 따른 결과임을 감안할 때 장기투자자라면 저점을 활용한 분할매수에 나설 필요가 있고 단기투자가 목적이라면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낙폭 큰 대형주ㆍIT 및 경기 관련주 저가매수 기회 잡아라=단기간에 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진 만큼 낙폭이 큰 대형주를 비롯해 IT나 경기 관련 소비재를 중심으로 한 저가매수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 파트장은 “당분간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상반된 투자패턴이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보유 중인 주식을 팔기보다는 좀더 버티고 향후 저가매수 전략을 가져가는 게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파트장은 “투자자들의 심리적 공황이 단번에 해소되기는 힘들어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은 있지만 큰 낙폭을 보이지는 않을 가능성이 많다”며 “저가매수시에는 IT나 경기 관련 소비재를 공략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박문광 현대증권 투자전략팀 팀장도 “이번 폭락은 실물경기의 위축이 아닌 유동성 버블 때문이라는 점에서 자연적인 치유현상을 거칠 것으로 보여 지수가 1,700선 밑으로 떨어지면 저가매수 전략을 고려해볼 만 하다”며 “낙폭과대에 따른 향후 지수 반등이 예상되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저가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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