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부터 그룹 해외고문직 수행/김우중 회장과 남다른 친분 유지/경영방향·국제정세 등 조언 “협력”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이 서남아의 어느 국가 정상과 비즈니스협상을 벌일때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자 불현듯 생각난듯 상대에게 양해를 구하고 국제전화로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을 찾아 통화를 하며 지금 어느 정상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뒤 협상은 진척을 올려 큰 건을 성사시켰다.
전세계의 국가원수 등과 친분을 유지해온 「국제마당발」 키신저를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김회장의 천부적인 「용인술」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그에게 주는 고문료는 연간 20만달러. 키신저는 김회장이 전개하는 세계경영에 거액의 몸값을 충분히 하고 있다는 게 그룹측의 분석이다.
대우의 해외경영에 승부수를 걸어온 김회장은 지난 86년 국제외교계의 대부인 키신저에게 그룹의 해외고문직을 부탁했고, 그가 이를 수락하면서 두사람의 친분은 10년을 넘게 유지되고 있다.
방한중인 키신저씨는 16일 서울힐튼호텔에서 방미중인 김회장을 대신해서 윤영석 대우총괄회장 등 그룹임원진과 미팅을 갖고 대우의 세계경영방향과 국제정세, 미국 정계 재계동향 등에 관해 조언을 했다. 그는 일년에 한두차례 한국을 방문, 그룹경영진과 정례 미팅을 갖고 있으며 미국을 방문하는 김회장 등과 세계경영에 조언을 해주고 있다.
대우는 키신저 외에도 해외거물들을 고문으로 위촉, 세계경영에 요긴하게 활용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동안 대우의 해외고문에 위촉됐던 외국 저명인사는 역시 미 국무장관출신인 알렉산더 헤이그씨, 돈 부시 MIT대 교수, 마틴 펠더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를 비롯 독일의 변호사 베싱씨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키신저씨와 베싱씨는 현재까지도 고문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에게 주는 고문료는 키신저 등 A급거물은 20만달러선이며, 헤이그씨는 15만달러, 돈 부시 교수 학계인사는 10만달러수준이라고 그룹관계자는 전언.<이의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