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민총소득 '제자리 걸음'

0.5% 증가 그쳐 환란이후 최저…1인당 GNI는 1만6,291弗
"올핸 성장률 5%·GNI 증가율 4.5% 예상"
■ 한은 잠정 국민계정 발표


지난해 국민총소득(GNI)이 ‘제자리걸음’을 하며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과 내수 호조에 힘입어 경제 성장률은 4.0%를 기록했지만 국제유가 급등과 환율하락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국민이 손에 쥔 실제소득은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05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GNI는 전년보다 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실질GNI 성장률이 이처럼 저조한 것은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목의 가격이 하락한 반면 원유 등 수입 원자재 가격은 상승하면서 교역조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실질 무역손실은 46조3,076억원으로 지난 2004년(24조4,716억원)의 두 배에 육박했다. 실질GNI는 물가 등을 감안한 국민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 수치가 GDP 성장률을 크게 밑돈다는 것은 경제 외형이 커짐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실제소득은 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만큼 지표경기보다 체감경기가 나쁘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박승 총재는 “올해 교역조건은 지난해보다 많이 개선될 것”이라며 “경제 성장률은 5%, GNI 증가율은 4.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환율하락 덕에 미 달러화로 환산한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은 1만6,291달러에 달해 2만달러선에 바짝 다가섰다. 한은이 예상하는 올 경제 성장률 5%대가 달성되고 연초부터 시작된 원ㆍ달러 환율 하락세(연평균 950원)가 지속될 경우 올해 말 1인당 국민총소득은 1만8,9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0%를 나타내 3%대의 성장률을 예상하던 당초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지출항목별로는 민간소비가 3.2% 늘어나 2002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설비투자와 재화수출도 각각 5.1%와 9.7%의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GDP에 대한 내수 성장 기여율이 전년의 35.6%에서 64.1%로 급등했으며 부진을 면치 못했던 설비투자의 경우 지난해 4ㆍ4분기에는 전년동기 대비 10.2%의 증가세를 나타내 회복 기대감을 더했다. 그러나 지난해 건설투자는 0.4% 증가하는 데 그쳐 정부의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건설경기 부진이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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