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선출 무산 KPGA 회원들 "박삼구 회장 유임을"
"어렵게 모셨는데" 목소리 확산… "박회장 마음 돌릴 방법 찾자" 분주
김진영 골프전문 기자 eaglek@sed.co.kr
회장 선출이 무산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원들 사이에 박삼구 현 회장의 유임을 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6일로 예정됐던 회장 선거가 후보들의 잇단 사퇴로 무산된 가운데 현재 KPGA 회원들은 '어렵게 모신 훌륭한 회장님만 잃었다'는 통탄의 분위기에 빠져 있다. 아직 동계훈련을 떠나지 않았거나 국내에서 훈련 예정인 프로골퍼들은 삼삼오오 모여 향후 사태를 걱정하며 나름대로의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 주제는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 공방과 박 회장의 유임 등 크게 두 가지다. 이중에서도 '바쁜 그룹 업무 때문에 더 이상 KPGA 회장직을 맡을 수 없다'며 유임 포기 의사를 밝혔던 박 회장의 마음을 돌릴 방법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최근 투어가 활성화되면서 아이들에게 아빠가 프로골퍼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말하게 됐다"는 40대의 P모 선수는 "바쁜 업무 때문이라고 하셨지만 일련의 사태에 실망해 유임을 포기하신 것도 사실이니 그 마음을 돌려볼 수 있지 않겠냐"며 "단체로 찾아가 유임을 부탁하면 안되겠냐"고 말했다. 또 다른 KPGA 회원은 "50명씩 차례로 회원 전체가 찾아가 부탁해보자"며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들은 "뜻은 간절하지만 중구난방으로 움직일 수도 없어 집행부와 원로 선배들의 결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며 답답해 했다.
27일에는 최상호ㆍ강경남ㆍ신용진ㆍ김형성 등 40여명의 선수들이 박 회장의 집무실을 찾아가 "차기 회장 추대를 앞두고 벌어진 사태는 잘못된 것"이라면서 계속 회장직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이들은 "그러나 회사 업무가 바빠 협회 일을 하지 못하겠다는 답을 들었을 뿐"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회원들이 박 회장의 연임을 원하는 것은 "박 회장 취임 후 한국남자 프로골프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한편 협회 집행부는 회장선거가 무산된 직후 협회 사무실에서 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묘안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선 부회장이 제의한 비상대책위원회도 절차에 대한 논란 속에 구성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KPGA는 현 집행부의 임시운영으로 불안하게 새해를 맞게 됐다.
입력시간 : 2007/12/27 1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