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제살깎기 경쟁말라”

◎신세기 정태기 사장,직원들에 자정 지시/“이대론 공멸” 인식 한국이통 ‘공조’ 주목「전 간부사원들은 이 글을 읽고 단말기 할인판매외에 다른 영업활성화 방안을 찾아 주시오.」 정태기 신세기통신사장은 최근 일본출장에서 돌아와 현지 주간 통신잡지인 「다이아몬드」지에 실린 글을 번역, 팀장급 이상 전 사원에게 읽도록 하면서 이같이 지시했다. 다이아몬드지는 일본의 정보통신관련 유력 주간지다. 이 잡지(2월8일자)는 「의외! 휴대전화회사들 대적자」라는 제목의 글에서 일본 PHS(Personal Hand Phone·간이휴대전화)업체들이 단말기 할인판매 등 출혈경쟁으로 인해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적자에 허덕이고 있어 합병외에는 탈출구가 없다고 주장했다. 정사장의 이번 지시는 지난해말 파격적인 단말기 할인판매로 디지털휴대폰 가입자가 1백만을 돌파하는 등 시장을 키우는데는 성공했으나 막대한 자금부담을 안게된 국내 휴대폰업체들의 사정을 감안할 때 시시하는바가 크다는게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더 이상의 할판경쟁은 「함께 망하기」를 낳을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이동통신 임직원들도 같은 글을 돌려 읽고 있어 앞으로 두업체의 영업전략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 것인지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이통의 한 관계자는 『이대로 가면 같이 망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감정적으로 출혈경쟁을 해온면이 있다』면서 『이번 기회로 양사의 할판 자제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특히 할판자제분위기는 신세기통신에서 더욱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데 이는 출혈경쟁을 계속하면 인지도와 자금력, 통화 커버리지면에서 뒤지는 후발업체가 불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백재현>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