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3월 8일] 원전수주 전문기업 추진하는 일본

일본정부가 원자력발전 사업 수주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을 설립하기로 하는 등 원전수출에 적극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설립되는 원전수주 전담회사는 일본정부와 원전운영 노하우를 가진 도쿄전력, 간사이(關西)전력이 출자에 참여하는 민관 합작 기업이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수주 경쟁에서 민관 총력체제를 가동한 한국에 패한 것이 원전수주 전문기업 설립의 계기가 됐다는 점을 정부와 참여회사들은 숨기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제 원전수주 경쟁이 훨씬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미국ㆍ프랑스에 못지않는 원전건설 및 운영기술을 보유한 점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재는 UAE 원전수주를 지원한 이명박 대통령처럼 직접 원전 세일에 나설 뜻까지 밝혔다. UAE 원전 수주전에서 강력한 경쟁상대였던 프랑스의 '아레바'와 함께 앞으로 일본도 원전수주 활동을 적극 전개할 것으로 예상돼 우리의 원전 수출전략을 더 고도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1월 '원자력발전 수출산업화 전략'을 마련한 바 있다. 오는 2030년까지 80기를 수출해 원전 신규시장의 20%를 점유, 세계 3대 수출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리나라는 UAE가 발주한 대규모 원전사업을 따냄에 따라 일거에 원전수출국으로 올라서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동안 미국과 프랑스가 독점하다시피 해온 원전시장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이다. 때맞춰 일본이 원전사업에 적극 나선 것은 중국이 대대적인 원전건설 계획을 가지고 있고 미국도 30년 만에 원전건설에 나서기로 함으로써 원전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원전 수주전에서 우리나라가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려면 원천 핵심기술을 비롯해 기술력을 높이고 가격경쟁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 또 원전의 운영 및 유지보수 시장이 커질 것에 대비해 운영기술 및 인력양성도 차질 없이 추진해나갈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필요하면 일본처럼 수주전문 기업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원전시장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정보수집과 효율적인 수주전략의 수립, 집행을 담당하는 전문기업을 보유하는 게 유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원전수출에 적극 나설 채비를 갖춘 일본의 움직임은 앞으로 원전수주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