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조선 수출 직격탄 車·철강판 등도 큰 타격

[정부, 이란제재] 산업계 영향·파장
원유 수입은 영향 없을 듯


정부가 8일 이란에 대한 제재 조치를 발표함에 따라 이란으로부터의 원유 등 수입은 큰 영향이 없겠지만, 수출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전략물자나 군용전용 가능물자 이외에는 수출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금결제가 어려워 물건만 주고 돈을 못 받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현실적으로 수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직접적으로는 플랜트와 조선분야가 타격을 받고, 수출규모가 가장 큰 자동차ㆍ자동차 부품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정부는 수출 길이 막힌 이란 수출 중소기업에 대해선 긴급정책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식경제부는 이란에서 원유를 수입해 오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경부는 "전략물자관리원의 확인서를 토대로 원유 수입과 결제가 가능하고, 이란 측이 우리나라에 원유공급을 중단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이란 조치 시행으로 원유 수입은 특별한 규제가 없어 별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플랜트와 조선분야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우선 정유플랜트의 건설과 시설 현대화 보수 등 신규 프로젝트는 중단된다. 이란내 석유자원개발과 관련된 수출은 지난 7월1일 이후 체결된 계약부터 모두 교역 및 투자 금지대상에 해당된다. 석유ㆍ석유제품ㆍLNGㆍ천연가스 개발을 위한 파이프라인과 저장탱크의 건설 유지를 위한 제품수출이 불가능해진다. 투자금지 규모는 2,000만 달러 이상인 경우다. 조선은 발주사인 IRISL 등이 금융제재 대상자로 분류돼 신규 수주가 어렵게 됐다. 이미 수주한 선박의 인도와 관련한 자금 결제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멜라트 은행을 통한 자금 결제가 어려워 원화계좌를 통한 대금결제 방안을 협의 중이다. 전략물자나 이중용도 품목이 아닌 일반 상품은 전략물자관리원의 확인을 거치면 정상적 교역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금을 받기가 쉽지 않아 수출이 꺼리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수출규모가 큰 자동차ㆍ철강판ㆍ합성수지 등의 수출도 위축될 전망이다. 이란은 교역순위 15위 국가로 우리나라의 이란 수출액은 2005년 21억4,100만 달러에서 2009년 39억9,200만 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가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29억2,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올해 자동차가 4억100만 달러로 가장 많고, 자동차부품(2억5,600만달러), 철강판(2억5,100만달러), 합성수지(2억2,600만달러), 냉장고(1억8천만달러) 등의 순이다. 박부규 한국무역협회 정책협력실장은 "정부의 이번 발표로 국내 기업들의 대 이란 수출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향후 대 이란 경제제재가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해 수출업체들은 거래선 전환 등과 같은 대응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석우 KOTRA 중동ㆍ아프리카ㆍCIS팀 과장은 "이번 조치로 이란과의 직접적인 금융거래가 전면 중단됨에 따라 당장 자동차와 철강 등 거래규모가 큰 대기업들의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악의 경우 이란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이나 수입 중단 등의 보복조치에 나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정부는 이란 교역 비중이 높아 피해가 큰 중소기업에 대해 기업별로 5억원 한도에서 3년간 3.7~5.4%의 금리로 지원해 주기로 했다. 또 교역피해가 확인된 기업은 기존 융자된 기금의 원금상환을 1년6개월간 유예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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