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60주년을 이틀 앞둔 25일 6·25전쟁 전사자의 시신이 안치된 ‘인민군열사묘’의 준공식을 서방 언론에 공개하는 등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2시부터 10분간 평양시 연못동 입구에 건설한 ‘조국해방전쟁참전 열사묘’의 준공식 장면을 내보냈다.
준공식에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박봉주 내각 총리,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김격식 군 총참모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김경희·김기남·최태복·김양건·김영일·김평해·곽범기·문경덕 노동당 비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김영춘 국방위 부위원장, 강석주·로두철 내각 부총리 등 당·정·군의 고위 간부와 전쟁 노병 대표들이 참석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제1위원장이 붉은 준공 테이프를 직접 끊었고 인민군 열사들을 추모하며 묵상했다”고 전했다.
최근 건강 악화로 위독설이 나돌았던 김경희 비서는 지난 5월 12일 인민내무군협주단 공연을 김 제1위원장과 함께 관람한 뒤 70여 일 만에 공개석상에 등장했다.
김 비서는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지 않고 걷는 등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
중앙통신은 “조국해방전쟁참전 열사묘는 추모탑, 화환진정대, 헌시비와 500여 명이 안치된 열사들의 묘로 이뤄졌다”고 소개했다.
북한은 올해 2월 채택한 당중앙위 정치국 결정서에서 평양시에 6·25전쟁 전사자 등을 안치한 인민군 열사묘를 새로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전승절을 앞두고 북한의 초청을 받은 로이터통신, AP통신, AFP통신 등 서방 언론은 이날 평양발로 인민군 열사묘의 준공식을 신속히 보도하며 정전협정 60주년을 맞는 북한 내 분위기를 본격적으로 전하기 시작했다.
로이터는 이날 평양시 거리가 국기와 북한의 우주기술과 핵무기 프로그램을 선전하는 포스터로 꾸며졌다고 전했고, 북한의 성인과 학생들이 공개장소에서 전승절 행사를 준비하는 모습도 소개했다.
AP는 1950년 12월 장진호 전투에서 숨진 동료의 유해를 찾으려고 60년 만에 방북한 토머스 허드너(88)씨와 장진호 전투에 함께 참가한 딕 보넬리(83)씨가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보넬리 씨는 “북한의 참전 군인들을 만나 내가 6·25전쟁 때 숨진 동료를 얼마나 애도하는지 말해주고 싶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