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참나무통 맑은소주」(AD플라자)

◎참나무통강조 소비자 착각유도/증류식 원액은 2.6∼5%뿐 ‘광고기법’ 논란속 인기몰이광고내용은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많은 소비자들은 무차별적인 광고공세를 수용하면서도 이런 의혹은 떨쳐버리지 못한다. 경쟁업체간에 끊이지 않는 과장광고 논쟁은 이같은 의혹을 더 높이기도 한다. 광고의 내용과 사실여부를 분석, 광고의 겉과 속을 파악해 광고에 대한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본다.【편집자주】 진로의 「참나무통 맑은 소주」. 지난해 6월 출시되면서 1년만에 프리미엄급 소주시장의 80% 점유, 총 1억3천만병 판매 등 화제를 불러일으킨 제품이다. 지금도 하루 32만병을 출고하는 등 고급소주 시장에서 78%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초베스트셀러다. 잘 팔리는 이유를 많은 관계자들은 광고에서 찾는다. 참나무통 광고를 보면 그 답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진로는 출하 때 부터 「순쌀로 빚은 전통 증류식 원액을 참나무통에서 1년간 숙성시켜 일부첨가, 더 부드럽고 깨끗한 맛을 내는 참나무통 맑은 소주. 소주의 개념을 바꾼 숙성소주」라는 카피의 광고를 내보냈다. 기존의 희석식 소주인 진로소주, 두산 그린등 대중적 소주와는 확실히 다른 부드러움과 차별화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 광고의 요지. 새로운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정확히 간파한 진로의 혁신적인 소주 제조비법과 마케팅전략이 딱 맞아떨어져 이루어낸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참나무통에서 1년이상 숙성시켰다」는 카피는 사실일까. 이 광고를 만든 금강기획의 이진철차장은 『분명히 쌀로 빚어 증류시킨 원액을 1∼3년동안 참나무통에 숙성시킨 고급소주』라고 말한다. 일반 대중소주처럼 고구마를 증류시켜 만든 희석식 소주와는 달리 쌀을 원액으로 사용, 양주처럼 참나무통에서 숙성시켰기 때문에 과감히 『소주의 개념을 바꿨다』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진로의 경기도 이천공장에는 성인 한명이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소주용 참나무통이 1만5천개 이상 있으며 통 내부가 모두 숯으로 특수처리 됐기 때문에 숙취문제도 다른소주와 확실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부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이차장은 『참나무소주에 들어가는 원액은 2.6∼5%다. 나머지는 주정 24%, 첨가물 1%, 물 70%로 이루어졌다』고 「고백」한다. 『소주 전량이 숙성된 원액은 아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을 과장광고로 봐야할까. 이차장의 말은 『제품의 특징을 부각하는 전통적 마케팅기법』이라고 강조한다. 예를들어 바나나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 빙그레 「바나나우유」, 과즙이 15∼25% 밖에 첨가되지 않은 롯데 「사각사각 쥬스」, 「김치라면」, 「솔의 눈」등도 모두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처럼 진로와 금강기획은 「숙성소주」라는 부분을 광고컨셉으로 사용, 대대적인 바람몰이에 나섰다. 「부드러운 맛, 깨끗한 뒤끝」을 부가적으로 강조, 당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그린이나 김삿갓을 직간접적으로 공략했다. 소비자들도자연스럽게 숙성소주라는 이미지를 알게됐고, 숙성소주하면 대부분 「참나무통 맑은소주」를 떠올렸다. 이같은 광고전략은 출하 1개월만에 6백만병, 1백일에는 1천만병을 돌파, 김삿갓을 제치고 고급소주 1위 브랜드로 올라섰다. 그러나 진로는 올들어 숙성소주 전략을 「성숙인간 1년대계」시리즈 광고로 바꿨다. 참나무통 숙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뒤 등장한 신광고전략이다. 국내 광고업계 최초의 시도인 캘린더식 광고는 올 1월부터 12월까지 성숙해가는 소비자를 숙성소주와 비유해 표현, 참나무통의 숙성이미지를 강하게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캠페인 결과 참나무소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곰바우, 청색시대등 새로운 제품과의 치열한 경쟁속에서도 진로의 효자노릇을 단단히 하며 고급시장을 주도해가고 있다.<홍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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