ℓ당 1,600원대 주유소, 전국에 2000곳 넘는다

전체 17%가 5년전 가격에 판매
1,500원대 휘발유 등장도 코앞

국제 유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휘발유를ℓ당 1,600원대에 판매하는 주유소가 늘어나고 있다. 영등포의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차량에 휘발유를 주유하고 있다. /권욱기자

국제유가가 추락하면서 전국 주유소의 약 17%가 5년 전 가격으로 휘발유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ℓ당 1,600원대에 휘발유를 판매하는 주유소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어 조만간 1,500원대 최저가 주유소도 등장할 전망이다.

28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1만2,139곳의 주유소 중 ℓ당 보통휘발유 가격이 1,600원대인 곳은 2,036곳에 달했다. 전체 주유소의 16.8%가 5년 전인 2009년께의 가격(전국평균가격 기준)으로 기름을 파는 셈이다. 이날 기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저렴한 주유소는 경북 칠곡군 가산면의 에쓰오일 셀프주유소로, ℓ당 가격이 1,634원에 불과했다.

알뜰주유소 중 가격이 1,600원대인 곳은 전체 알뜰주유소의 32.9%인 190곳에 달했다. 전국 578곳의 알뜰주유소 중 최저가는 ℓ당 1,639원, 최고가는 1,888원이었다. 지역 평균으로 보면 서울의 평균 판매가격이 1,846원96전으로 가장 비쌌으며, 제주도가 1,724원79전으로 가장 저렴했다. 주유소 간 경쟁이 치열한 대구, 광주 등도 1,730원~1,740원대로 저렴한 편이었다. 이밖에 브랜드별 평균가격은 SK에너지가 1,781원07전으로 가장 비쌌으며, GS칼텍스(1,769원35전)ㆍ에쓰오일(1,753원25전)ㆍ현대오일뱅크(1,751원76전) 순이었다.

기름값이 이처럼 저렴해진 이유는 지속적인 유가 하락 때문이다. 최근 주간 평균 휘발유값은 지난 7월 첫째주ℓ터당 1,859원17전) 이후 지난주까지 16주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2010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가격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공사는 "최근 국제유가가 미국 달러화 강세와 원유재고 증가 등의 영향으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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