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저평가된 가격을 바탕으로 외국 투자가들을 유혹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올 들어 JF애셋ㆍ메릴린치ㆍUBS 등 주요 투자기관들은 물론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까지 한국 주식에 대한 본격 매수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 상장사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3.2배로 태국 다음으로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낮게 평가돼 있다. MSCI 아시아지수가 평균 18배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참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지난해 이머징마켓 증시가 29% 급등한 반면 한국 증시는 겨우 4% 오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런 저평가 때문에 오히려 한국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다. ‘2ㆍ27 차이나 쇼크’ 이후 이머징마켓 증시가 10.2%나 폭락했지만 코스피지수는 6.4% 하락에 그친 것도 다른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작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CLSA는 지난 7일자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의 차별화 강세가 시작됐다”며 “다른 아시아 증시가 부진할 경우 코스피는 상대적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CLSA는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1,620포인트로 잡고 있지만 “아시아 여타 증시와의 밸류에이션 격차를 좁힐 경우 1,760포인트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메릴린치ㆍ맥쿼리증권ㆍUBSㆍ도이체방크 등의 전략가들도 한국 증시에 대해 경쟁적으로 ‘매수’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히 메릴린치는 2일자 보고서에서 경제회복과 외국인 투자확대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조정했다. 맥쿼리의 팀 록스 전략가는 “글로벌 증시 폭락과 원ㆍ엔 환율 상승이 그동안 한국을 외면했던 투자 흐름에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