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이제 '은행장''행장' 호칭 안쓴다

잇단 영업정지 사태로 금융권서 문제제기
저축銀 중앙회 규제위 '대표'로 사용 결의

"골프장에 은행장이 수십명이나 모였다죠." 최근까지 대부분의 저축은행들 사람들은 최고경영자(CEO)를 '은행장'이나 '행장'으로 불렀다. 회사에 들어갈 때도 "은행에 일이 있어서 가야 한다"고 할 정도였다. 그런데 앞으로는 이런 광경을 보지 못하게 될 듯하다. 저축은행들이 '은행장'이나 '행장'이라는 호칭을 안 쓰기로 했다. 저축은행 사태 이후 저축은행 수장을 '행장'이라고 부르는 것은 일반 시중은행과 같다는 오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 자율규제위원회는 지난 18일 첫 회의를 열고 저축은행 '대표'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로 결의했다. 규제위는 불가피한 경우에도 '은행장'이나 '행장' 같은 약어가 아닌 '저축은행장'이라고 써 국민ㆍ우리 등 시중은행장과 혼돈을 주지 않도록 했다. 해당 내용은 오는 28일 저축은행중앙회 운영위원회에 보고한 뒤 다음달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잇단 영업정지 사태 이후 금융권 안팎에서 은행장이나 행장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았다"며 "자체적으로 이를 사용하지 않도록 결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들은 2007년 표준정관을 개정하면서 '대표'와 함께 '저축은행장'이라는 용어를 쓸 수 있게 됐다. 이후 업계에서는 '저축은행장'이라는 공식 명칭 대신 '은행장'이나 '행장'이라는 명칭을 명함에 쓰는 등 공공연하게 써왔다. 그러다 부산저축은행 비리 등이 알려지면서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저축은행이 '은행장'이라는 이름을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저축은행중앙회의 관계자는 "업계 스스로 자정 노력을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대표'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자율규제위원회는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 한소철 삼정저축은행 대표 등 업계 대표 3명과 윤희웅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등 외부인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