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닛산 2013년형 370Z

333마력 힘… 가속력·코너링 압권
편의장치는 다소 부족


수입차 모델이 워낙 다양해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모델들이 있다. 멋진 디자인에 성능도 뛰어나지만 덜 알려진 희귀한 모델들이다. 닛산의 370Z도 그런 부류에 속한다. 고성능 스포츠카를 원하면서도 남들과 다른 나만의 개성을 뽐내고 싶은 젊은층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차이다. 닛산의 슈퍼카 GT-R의 DNA를 계승한 2013년형 370Z를 타봤다.

370Z는 롱 노즈-숏 데크 타입으로 쿠페 스타일의 전형적인 스포츠 외관을 갖추고 있다. 부메랑 형상의 헤드라이트와 테일램프, Z 엠블럼 사이드 LED 램프는 다이내믹함을 강조한다. 볼륨감을 살린 옆면의 리어 펜더와 뒷면으로 갈수록 매끈한 디자인은 마치 근육질의 사내처럼 힘이 느껴진다. 승차 인원 2명의 스포츠카답게 컴팩트함이 강조된 겉 모습이다.

2013년형 370Z는 프론트 범퍼 디자인이 한층 역동적인 스타일로 변화했고, LED 주간주행등이 추가 장착됐다. 기존 색상에서 몬터레이 블루가 다크 블루로 변경됐고, 새롭게 마그마 레드 색상이 추가돼 9가지 색상에서 선택이 가능하다.

크롬 마감의 도어 손잡이를 열면 운전자 위주로 세팅된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온다. 원형 3개로 구분된 계기판은 가운데 rpm 게이지를 중심으로 왼쪽에서 평균 연비, 속도, 주행거리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오른쪽에는 속도가 표기된다. 검은색 마감에 오렌지색으로 강조된 수치가 눈에 잘 들어온다.

대시보드 상단 중앙에는 수온, 전압, 시간을 나타내는 3개의 클러스터가 위치해 370Z가 스포츠카임을 강조하고 있다. 센터페시아 부분은 극히 단조롭다. 내비게이션이 있을만한 위치에는 작은 수납함이 어울리지 않게 자리하고 있다. 내비게이션도 없고 후방카메라도 없고, 컵홀더도 하나뿐이라 여러모로 불편하다.

편의장치는 다소 부족하지만 달리기 성능은 압권이다. 시동을 걸면 '으르렁'거리며 낮게 깔리는 엔진음이 들려온다. 저속에서는 다소 답답한 느낌이 들 정도다. 브레이크 페달의 반응이 좋아 오히려 거슬릴 정도다. 시속 60km를 넘어가면서 가속이 붙자 날카롭게 치고 나갔다. 시속 100km 이상에서도 rpm 게이지가 3,000~3,500에 위치하며 무리 없이 가속됐다. 닛산의 3.7리터 V6 VQ엔진은 명성대로 거침이 없었다. 최고 출력 333마력, 최대 토크 37kgㆍm의 힘을 낸다.

소음도 운전하는데 자연스러울 정도로만 커졌다. 낮은 차체는 날렵한 코너링에 유리했다. 와인딩이 가능한 구간에서 속도를 덜 줄인 채 회전을 해도 매끄럽게 빠져나갔다. 수동 모드에서 패들 시프트 조작에도 반응이 빨랐고, 스티어링 휠의 반응도 즉각적이다.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운전에 집중하도록 만든 차다 보니 연비는 크게 기대할 수 없었다. 복합연비 기준으로 9km/ℓ(도심 7.7km/ℓ, 고속 11.1km/ℓ)지만 시승 후에 확인하니 리터당 7km를 조금 넘었다. 남과 다른 운전의 재미를 즐기기 위해 370Z에 지불해야 할 비용은 5,790만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