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은 일본식 디플레이션에 빠질 확률이 낮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18일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경제전문가들과 경제동향 간담회를 열고 "최근 14~15개월간 매우 낮은 상태의 물가상승률을 기록, 기업이나 국민이 혹시 일본 등 과거의 다른 나라처럼 디플레이션 압력은 없느냐고 이야기하지만 이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한국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0.9%를 기록했지만 농산물과 석유류를 뺀 근원인플레이션율이 1.8%라고 지적했다. 유럽의 물가상승률과 근원인플레이션율은 각각 0.9%, 1.1%이며 미국은 각각 1.2%, 1.7%이다. 김 총재는 "한국은 근원인플레이션율이 높은 편"이라며 "일반적으로 물가상승률은 근원인플레이션율에 수렴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단위노동비용이라고 할 수 있는 명목임금상승률과 실질노동생산성을 고려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2.9%로 높다는 점을 보면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런 모든 숫자가 물가안정 목표의 하한선 아래에 있는 건 사실이므로 통화 당국으로서 이를 고려해 내년에 해야 할 일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총재는 경기전망에 대해 "지난해 말 대비 3·4분기까지 3% 성장했고 4·4분기에는 3%대 중후반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고용은 지난달 58만8,000명 늘어 '서프라이즈'라고 할 정도였고 경상수지도 95억달러 흑자를 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체감경기 회복이 더딘 것에 대해 "거시지표가 일반 경제주체가 느끼는 체감(경기)하고는 상당히 괴리가 있는 듯한 상황"이라며 "분배에 관한 문제나 다른 문제 때문일 수 있겠다"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상규 대한건설협회 부회장, 박원암 홍익대 교수, 손양훈 에너지경제연구원장, 신인석 중앙대 교수,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황규호 SK경영경제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