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기원전 수천년 전부터 대마·아편 등 천연 마약류를 사용해왔다. 메소포타미아, 인도, 중국, 남미 안데스 등 주요 문명의 발상지에서 그 흔적들이 확인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종교 의식이나 생명을 구하는 의약용 등 인간에게 유익하게 사용되던 마약류가 최근 들어 일시적 쾌락을 위한 무분별한 남용으로 '양날의 칼'이 돼 도리어 인류에게 커다란 해악을 끼치고 있다. 유엔의 2013년 마약보고서에 따르면 한 해 동안 전세계 2억4,000만명이 연간 한 번 이상 불법 마약류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400만명이 마약주사를 사용하다가 160만명이 에이즈에 감염됐고 20만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의 과도한 처방과 불법남용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또 한국이 브라질·아르헨티나에 이어 세계 제3의 마약함유 비만치료제 소비국이라는 몇 해 전 세계마약통제위원회의 발표는 우리 사회 전반에 마약류가 암암리에 깊숙이 침투해 있음을 말해준다. 과거에 마약류는 특정 부류의 사람만이 접하는 것으로 금기시돼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정주부·학생·회사원 등 다양한 계층의 불특정 다수로 번지고 있다.
관세청은 신종 마약류 국내유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지난해 세계관세기구 아태지역정보센터와 함께 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아태 지역 14개국이 참여하는 신종마약 정보교환 프로젝트를 기획 실시했다. 이를 통해 해외로부터 입수된 정보를 분석한 후 주요 반입경로를 집중 단속한 결과 지난해 한 해 동안 100건이 넘는 적발성과를 거뒀다. 관세청의 선제적 대응과 단속 성과는 지난 3월 오스트리아 유엔 비엔나사무국에서 개최된 제57차 마약위원회에서 국제적 모범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국내 불법남용 마약류 대부분이 공항만을 통해서 해외에서 밀수입되고 있는 우리 현실을 볼 때 마약류 공급을 관세국경에서 사전에 차단해 국내확산을 저지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마약류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서경(書經)에 '작은 불씨가 퍼지면 넓은 들을 태운다'는 의미의 성화요원(星火燎原)이라는 말이 있다. 관세국경은 작은 불씨처럼 해외로부터 조용하고 은밀하게 밀려오는 마약류를 차단하는 마지노선이다. 관세청은 국경 최일선에서 마약류 밀수를 적극 차단해 국민의 건강과 사회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