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 영화펀드 연내출범

한국영화의 활로를 찾고 질적 개선을 꾀하기 위해 국내 영화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화제다. 국내 영화감독, 제작자, 극장주, 영화스텝 등 충무로 영화인 40여명은 올해 내로 100억원 규모의 `충무로 영화인 펀드`를 조성키로 최근 결의했다. 이 펀드는 순수 영화에만 100% 투자되는 펀드 1호로 외부 자본이 아닌 영화인들의 뭉치돈으로만 구성될 예정이어서 조성 완료 여부가 눈길을 끌고 있다. 강우석 감독, 이춘연 씨네 2000대표, 최완 아이엠픽쳐스 대표, 김유진 감독, 수원 중앙시네마 고규섭 사장 등 다방면의 영화 관계자들이 개인 차원으로 참여하는 점도 한 특징. 조성된 펀드의 운영 주체는 강우석 감독이 담당하며 자금 관리는 MVP 창업투자가 맡는다. 3년 만기 펀드로 11월 8일 투자자 모집을 마감하고 11월 중순 경 출범할 예정. 조성된 펀드액의 50% 정도는 씨네마서비스가 투자하는 영화에 쓰이며 나머지 50%는 투자자를 찾지 못한 우수 국내 영화에 지원된다. 확보된 이익은 다시 기획 단계의 한국영화에 재투자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강우석 감독은 “외부 영화 펀드의 다수가 내년에 만기되지만 열악한 경제 상황 등으로 인해 대부분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영화 제작 편수가 10여편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이 부분을 스스로 메워 영화창작의 활로를 꾀하겠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상업영화 위주의 영화 시장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로 영화감독 30여인이 `뉴시네마 네트워크(NCN)`를 최근 출범시키는 등 양질의 영화제작을 위한 개선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박철수 곽경택 곽재용 정지영 김유진 등 유명 감독 30인은 최근 모임을 갖고 제작 배급 마케팅 차원의 혁신을 꾀하는 영화 운동을 천명하고 나섰다. 박철수 감독은 “마케팅 비용에만 10억원 이상이 필요한 현재의 시스템에서는 감독들의 자유로운 창작 의지가 발현되기 힘들다”며 “좀 더 다양하고 자유로운 영화들을 만들기 위한 자구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1차 프로젝트로 곽경택 감독의 `우리 형수` 등 10여편을 기획, 제작에 들어갈 방침이며 편당 5억~7억원의 제작비를 지원한다. <김희원기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