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영화처럼 … 'GT4 스팅어' 등장하자 관람객 열광

■ 美 디트로이트 모터쇼
기아차 독특한 미디어 이벤트 작은 규모에도 존재감 뽐내 "신차 꼭 사고싶다" 목소리도
"첨단 기술 직접 느껴보세요" 제네시스 특별 체험존 마련

톰 컨스 기아차 미국 디자인센터 수석 디자이너가 14일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새 콘셉트카 'GT4 스팅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열성적인 자동차 애호가들을 겨냥해 GT4 스팅어를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기아차


마피아 영화의 포스터처럼 검은색 정장에 선글라스를 쓴 다섯 명의 디자이너가 영화 도입부처럼 스타일리시한 영상 속에서 한 명씩 소개됐다. 이어 날렵한 디자인의 노란색 스포츠카가 무대로 미끄러지듯 굴러들어왔다. 팝콘과 맥주를 든 관람객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13일(현지시간) 2014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기아자동차의 미디어 이벤트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했다. 이날 콘셉트카인 'GT4 스팅어(Stinger·KCD-10)'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기에 앞서 기아차는 전시관 방문객들에게 팝콘과 맥주를 나눠줬다. 행사가 시작되자 '그랜토리노' '킬빌' '매트릭스' 같은 영화의 배우 선정 과정이나 감독의 일화 등과 관련된 퀴즈가 화면에 등장했다.

이어 GT4 스팅어를 소개하기 위해 무대에 올라온 톰 러브리스 기아차 미국법인 부사장은 "화려한 시사회 같은 쇼를 원하는 이들을 위해 기아차의 캘리포니아 디자인 센터에서 직접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의 '쇼'는 같은 날 수백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별도의 홀에서 신차를 선보인 포드, 전날 각각 전야제를 열고 인기 가수의 공연까지 선보인 제너럴모터스(GM)·메르세데스-벤츠에 비해 규모에서는 밀렸지만 독특함 덕분에 존재감이 돋보였다.

GT4 스팅어는 기아차의 캘리포니아 디자인센터에서 10번째로 개발한 콘셉트카로 2.0 터보 GDi 엔진과 6단 수동 변속기를 탑재해 315마력의 성능을 내는 후륜구동 차량이다. 역시 기아차 특유의 '호랑이코 그릴'이 적용됐다.

모터쇼장에서 만난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은 "쏘울에 이어 또 다른 디자인 아이콘이 필요한 시점이라 새로 선보이게 됐다"며 "양산 여부는 반응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GT4 스팅어의 디자인을 직접 확인한 관람객들 사이에선 "꼭 사고 싶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밖에 기아차는 지난해 11월 로스앤젤레스 모터쇼에서 북미 최초로 공개했던 K900(K9)은 전시하고 올해 1·4분기 중 북미 판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기아차가 북미 시장에서 K9을 출시하면 소형차부터 대형 세단까지 라인업을 완성하게 된다. 이형근 부회장은 "K900은 판매대수보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의미가 큰 차종"이라며 "2월에 미국에서 슈퍼볼 전국광고를 내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잠시 후 현대자동차의 전시관에선 데이비드 주코브스키 현대차 미국법인 최고경영자(CEO)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까지 1만8,000~2만여대가량 팔린 제네시스가 신형 제네시스의 출시와 함께 올해에는 2만5,000여대(구형 제네시스 포함), 내년부터는 신형 제네시스만 3만여대가량 팔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제네시스가 그랬듯 소비자들이 매장에 방문하도록 하는 '후광효과(Halo effect)'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또 '제네시스 특별 체험존(Halo of Safety)'을 통해 터치스크린으로 제네시스에 도입된 신기술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전시관을 꾸미는 등 제네시스를 알리는 데 공을 들였다.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기존 제네시스의 판매량은 46% 증가했다. 꾸준히 현대차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는 전략 모델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이밖에도 이번 모터쇼에서 에쿠스·제네시스·쏘나타 등 총 19대의 차량을 선보였다. 현대차는 오는 4월께 제네시스뿐만 아니라 신형 쏘나타를 출시하고 회복세가 뚜렷한 미국 자동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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