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예금 감소… ‘환율 오를때 달러 팔자’

지난달 중순 이후 원ㆍ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자 외화 보유자들이 달러를 내다팔아 기업과 개인의 외화예금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2일 한국은행과 국책ㆍ시중은행에 따르면 10월말 현재 국내 기업과 개인의 외화예금(거주자 외화예금)은 모두 136억8,000만 달러로 9월말 148억 달러에 비해 11억2,000만 달러가 감소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이 140억 달러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의 137억 달러 이후7개월 만이다. 이처럼 거주자 외화예금이 크게 감소한 것은 향후 환율이 지금보다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는 예금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13일 달러당 1,140원대까지 떨어졌던 환율이 최근 1,180원대로 급등하자 그 동안 달러를 팔지 못하고 있던 기업들이 매물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1,150원대 밑으로 급락할 당시 달러 매도 기회를 놓친 외화 보유자들이 정부의 강한 시장개입으로 환율이 최근 큰 폭으로 오르자 달러를 내다팔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올들어 1∼3월중 130억 달러 대였으나 미ㆍ이라크 전쟁, 북핵사태, SK글로벌 사태 등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4월부터 꾸준한 증가세를 지속해 왔다. 은행권은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걷히고 있는 데다 중장기적으로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에 외화예금은 앞으로도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국내 기업이나 개인이 금융기관에 예치해 둔 외화(주로 달러)로 기업이 수출로 확보한 외화가 80% 이상이며 나머지는 개인자금이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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