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결산] “기업신뢰 되살리자” 한목소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 33차 세계경제포럼이 28일(현지 시간) `이라크 민주주의의 미래`, `효율성과 인간존엄성 병행을 위한 제안`세션을 마지막으로 6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각국 정부 수반, 글로벌 CEO 등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정치 및 경제계 지도자 2,200여명이 참석하는 역대 다보스포럼은 정책 비전 제시와 첨단 경제 시장 트렌드를 공유하는 등 밝은 `미래`를 다루는 게 통례. 그러나 이번 행사는 이라크 전쟁 암운, 세계경제 침체 등이 회의장 주변을 냉각시킨 가운데 엔론 사태 등으로 땅에 떨어진 기업신뢰를 되살리자는 반성의 분위기도 대회기간 내내 감돌았다. 이 같은 가운데서도 난항을 겪던 WTO 의약 협상이 돌파구의 계기를 마련하는 등 최소한의 성과도 없지 않았다. ◇기업 신뢰회복 강령 채택=이번 포럼의 주제인 `신뢰 회복`이 말해 주듯 유수 기업의 CEO들은 엔론 월드컴 회계 부정 사건으로 땅에 떨어진 기업 신뢰를 회복하는게 급선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지배구조 개선 등을 골자로 하는 기업 신뢰회복 강령을 채택했다. 26일 `기업 신뢰 구축을 위한 CEO회의`에 이어 27일 `바람직한 기업지배구조와 금융시장 신뢰구축 방안`, `위기를 맞고 있는 기업 의사결정 시스템`등 기업신뢰를 주제로 집중적으로 이어진 회의에서 글로벌 CEO들은 기업들이 주가와 이익에만 열중한 나머지 도덕성을 잃어가고 있다는데 공감했다. ◇농업 의료 WTO 무역협상 돌파구 마련=WTO 뉴 라운드의 최대 걸림돌인 농업과 의료 협상이 각국 정부와 업계 지도자간의 잇따른 회의를 거쳐 협상 진전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특히 의료 분야는 미국과 개도국간 에이즈 등 주요 질병 치료약에 대한 양보안에 어느 정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 12월 무산됐던 협상이 이번 주부터 다시 재개됐다. 수파차이 파닛차팍 WTO 사무총장은 뉴라운드의 가장 큰 난제인 농업 협상에서도 진전이 이루어졌다고 말해 3월말 시한을 앞두고 협상 타결이 불투명하던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미국 일방주의 노선에 경고 메시지=이번 행사 내내 지도자들은 미국의 무리한 이라크 전쟁 추진 등에 대해 강력한 반감을 드러내며 사태 발발시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세계경제를 수렁 속으로 내몰 것이라며 경고했다. 지도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번 행사를 미국의 일방주의 노선에 대한 성토장으로 이용했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