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안팎의 경력을 자랑하는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예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 중구 오장동 한국야쿠르트 직매소의 야쿠르트 아줌마 `5인방`. 이 중 최고령인 이계환씨(75)가 처음 야쿠르트 배달을 시작한 것은 지난 72년 9월1일. 당시 첫 월급으로 4,000원을 받았다는 이씨는 요즘 월 165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직매소에서 `왕언니`로 통하는 이씨는 을지로 3가 일대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 인사다. “30여년간 을지로 3가 인쇄골목을 누비고 다녀 눈을 감고도 구석구석이 훤하다”는 이씨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일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정경화씨(66세)는 남편을 잃고 생계유지를 위해 시작한 야쿠르트 배달이 올해로 30년째다. 정씨는 30년 배달 경력중 이른 아침 빵집에서 시커먼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안에서 자고 있던 청년들을 깨워 참사를 막았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남편의 갑작스런 사업 실패로 야쿠르트 배달에 나선게 30년이 됐다는 김기순씨(64)도 “처음에는 남편이 반대해 몰래 배달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건강에 좋다며 남편도 좋아하고 아이들 역시 성실하게 살아온 엄마를 자랑스러워 한다”고 했다. 이옥선씨(66세)와 전춘자씨(60)도 23~28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이씨는 “70년대만 해도 여성이 일할 만한 곳이 없어 길을 지나다 보면 `나도 하게 해달라`며 조르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며 “아이들을 키우면서 일할 수 있는 직업으로는 야쿠르트 배달이 최고”라고 말했다. 다섯 명중 가장 젊은 전씨는 “자식들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노인들에게도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편 5일 한국 야쿠르트에 따르면 지난 71년 47명으로 시작한 야쿠르트 아줌마는 현재 1만2,000여명으로 늘어났으며 이들의 평균연령은 42.4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중 60세 이상은 150여명이며 30년 이상 장기근속자는 31명에 달한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