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아트사커' 빈틈 파고들어라

佛, 후반 체력 약화·지단 노쇠 등 약점… 태극전사 압박·좌우 돌파로 기회노려야


‘이번엔 프랑스 잡아라.’ 토고와의 독일월드컵 G조 조별리그 1차전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겨를이 없다. 14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프랑스-스위스 경기가 0대0 무승부로 끝나면서 조1위에 올랐지만 16강 티켓 경쟁에서 별반 유리한 점이 없게 됐기 때문이다. 베이스캠프인 쾰른으로 돌아와 이날 오후 시작된 한국대표팀의 회복훈련도 긴장감 속에 진행됐다. 오는 19일 맞붙을 프랑스의 레이몽 도메니크 감독도 스위스와 비긴 직후 한국전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선전포고를 하고 나선 상황이다. # 아드보 "골 넣을 수 있는 전략 세울 것"
한국-프랑스전은 서로 물러설 수 없는 벼랑 끝 승부. 패할 경우 한국은 마지막 스위스와 경기에 엄청난 부담을 떠안아야 하고 프랑스는 조별리그 탈락으로 직결될 수도 있다. 98년 대회 챔피언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인 우승후보 프랑스는 버거운 상대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든다면 뜻밖의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는 평가다.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프랑스는 적잖은 약점을 드러냈다. 먼저 주전 상당수가 30대를 넘겨 후반 들어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데다 좌우 풀백인 에리크 아비달과 윌리 사뇰이 잦은 오버래핑을 하기 때문에 측면에 빈틈이 자주 생긴다는 점이다. 이날도 후반 미드필드가 스위스에 밀리는 모습이었다. ‘중원 사령관’ 지네딘 지단의 무뎌진 플레이도 아킬레스건이다. 지단은 스위스전에서 스트라이커 티에리 앙리와 좌우 공격수 프랑크 리베리, 실뱅 윌토르 등에게 패스를 연결하며 여전히 공수를 지휘했다. 그러나 패스 연결이 매끄럽지 않았고 활동 반경도 그리 넓지 못했다. 심각한 ‘골 가뭄’도 약점. 프랑스는 2002년 조별리그 3경기에서 득점 없이 탈락한 데 이어 이번 스위스전에서도 여러 차례 골 찬스를 놓쳤다. 4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친 프랑스는 한국전에서도 골을 넣지 못하면 5경기 연속로 역대 월드컵 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이날 무더기 경고를 받은 점도 아드보카트호에는 호재. 경고 누적을 우려해 플레이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아비달과 사뇰, 지단 등 3명이 옐로카드를 받았고 스위스에서는 알렉산더 프라이 등 5명이 경고를 받았다. 한국은 강한 압박으로 미드필드를 장악한 뒤 빠르게 좌우 측면을 활용하며 득점 기회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김남일과 이을용 등 경험 많은 미드필더들이 노쇠한 지단을 어떻게 마크하느냐도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프랑스전은 더 힘든 경기가 되겠지만 골을 넣을 수 있도록 전략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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