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반도체社 세계시장탈환 나섰다

NEC·히타치등 "옛 영광 되찾자" 한 목소리대규모 제휴·투자재개등 사업재편 가속화 정부·학계도 자발적동참 잇따라 결과주목 한국과 미국, 유럽 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뒷 순위로 밀려났던 일본 반도체 업계가 전력을 가다듬고 시장 탈환에 본격 나섰다. 비즈니스위크 최신호(16일자)는 한국 삼성전자를 비롯한 각국 업체들의 공략으로 지난 90년대에 시장의 상당부분을 빼앗긴 일본 반도체 업체들이 올해 사업 분할ㆍ제휴 등 잇딴 재편 과정을 거쳐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기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지난 88년 세계 반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세계 시장을 주름잡던 일본 업체들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26%로 반감된 상태. 메모리 분야는 한국 업체들, 고부가가치 반도체 디자인 부문은 미국 업체들에게 각각 밀려나고 그나마 믿었던 일부 국내 고객들마저 유럽계 업체들에게 빼앗기면서 일본 반도체 업계는 세계 시장의 '패자'로 전락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올 한해 업계가 자발적인 사업 재편을 벌인 것은 물론 정부와 학계까지 총력을 기울인 '반도체 살리기'에 나서, 구석으로 떠밀렸던 일본 업체들이 세계 '중앙 무대'로의 복귀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는 분석했다.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회사는 NEC. 이 회사는 지난달 NEC일렉트로닉스라는 이름으로 반도체 사업분야를 독립, 자동차와 가전, 무선통신에 사용되는 반도체 사업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히타치와 미쓰비시 전기도 비메모리 사업을 통합, 내년 4월중 합작사인 르네사스 테크놀로지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지난 99년 NEC와 히타치가 합작 설립한 엘피다 메모리는 지난달 새 최고경영자(CEO)를 맞이하는 한편 내년 4월에 미쓰비시를 새로운 파트너로 받아들여 지금까지의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동안 부진했던 투자도 속속 재개되고 있다. 도시바가 약 2,000억엔을 들여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일본의 12대 업체들이 올 초 3,820억엔으로 잡았던 2002년 설비투자 총액을 지난달에 4,210억엔으로 10.2% 상향조정한 것으로 일본 반도체산업신문의 조사 결과 나타났다. 또 정부가 지난 70년대 이후 처음으로 특정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계와 손을 잡는가 하면 도호쿠 대학 등 학계가 업체들과 공동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는 등 일본은 반도체 시장을 되찾기 위한 전방위 공세를 펼치고 있는 상황. 다만 일본 반도체의 이 같은 부활의 노력이 얼마나 열매를 맺을 지는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업체들이 노리는 시장 분야가 삼성전자나 인텔 등 시장 주도세력가 겹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보다 세분화된 사업 분야로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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