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세 이노디자인 사장은 23일 "디자이너는 기술을 재료로 소비자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며 디자인은 기술을 파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한국능률협회 주최로 열린 최고경영자 조찬회에서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발전된 기술이 아니라 그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디자인"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좋은 디자인의 조건으로 그는 △ 아름다울 것 △ 쓰기 편할 것 △ 만들기 쉬울 것 등 세 가지를 들었다.
김 사장은 "아름다운 제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쉽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노디자인에서 디자인한 라네즈의 '슬라이딩 팩트'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이 디자인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이 상품이 기존 제품의 불편함을 완전히 제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사장은 "좋은 디자인은 소비자들을 생각할 때 나온다"며 "이는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이 쓸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지금까지는 기업들은 디자인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를 창조하는 전략을 사용했지만 이제는 디자인을 통해 소비자의 개성을 창출하는 CUPI(Creating User's Personal Identity) 시대로 상품을 통해 소비자의 개성을 창출해야 상품이 팔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들은 기술 개발에만 치중하다보니 소비자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술과 소비자 사이의 공간을 메워주는 디자인을 통해 소비자들의 개성을 살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자인을 생산 비용으로 보는 기업들에 대해 "원가와 상관없는 제품 가격을 만들어 내는 것이 디자인이다"며 "디자인은 비용이 아니라 이윤이다"고 밝혔다.
"똑같은 가방이라도 '구찌' 상표가 붙으면 가격은 수십배씩 차이가 나는데 이게디자인이 만들어내는 '이윤'이다"고 김 사장은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