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8(금) 09:40
경기 불황으로 결혼마저 미루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올들어 호텔에서 열리는 결혼식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전보다 오히려 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예식업이 허용돼 있는 특2급호텔들은 연회장 영업실적이 대부분 지난해 같은 때에 비해 30% 이상 줄어드는 등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으나예식업만은 유독 작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식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서울시내 몇몇 특2급호텔들은 지난 봄 작년과 비슷한건수의 결혼식을 치른데 이어 결혼 성수기인 가을들어서도 이미 예약만 지난해 예식건수를 넘어서고 있다.
A호텔의 경우 IMF 사태 직후인 지난 1∼2월에는 작년보다 결혼식이 다소 줄었으나 본격 허니문시즌인 3월이후 예식건수가 급증, 지난 8월까지 모두 1백71건의 결혼식을 치러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 가량 증가했다.
또 이달들어 이미 열린 결혼식을 포함한 11월까지의 예약건수도 작년 73건을 훨씬 넘는 1백2건에 달하고 있다.
지난 3∼5월 작년보다 불과 3건 적은 85건의 결혼식이 열렸던 B호텔 역시 이번가을에도 이미 치른 결혼식을 포함, 9∼11월중 예약건수만 94건으로 이미 작년 실적을 10% 이상 넘어섰다.
이밖에 C, D호텔 등도 올들어 작년보다 예식건수가 줄지 않았고 가을들어서는조금 늘어나는 양상으로 주말 예약은 일찌감치 거의 끝난 상황이다.
한 호텔 관계자는 이런 현상에 대해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는 연회장 사용률을높이기 위해 각 호텔들이 집중홍보전을 펴며 결혼식 고객에게 각종 할인 혜택을 주고 있고 일반 예식장처럼 사진이나 웨딩드레스를 끼워파는 횡포를 부리지 않으면서도 서비스의 질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그러나 또다른 관계자는 "사업가와 고위공직자, 교육자 등 비교적 중상류층의자녀들이 호텔 예식을 많이 하고 있다"며 "남들 눈치때문인지 초호화판 결혼식은 거의 사라졌지만 호텔에서 결혼식을 할만큼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꽤 많은 모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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