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규 동원증권 사장

“이제 증권사도 종합 자산관리서비스체제를 갖춰야 생존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이에 맞춰 한국형 자산관리서비스와 상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새로운 도약발판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김용규(54) 동원증권 사장은 요즘 `새로운 성장기반 확보`라는 큰 틀을 짜는 데 여념이 없다. 단순한 주식위탁 매매영업으로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없어 발전은커녕 도태될 수밖에 없는 경영상황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바로 한국형 맞춤 종합자산관리서비스 체제다. 종합자산관리서비스는 특히 동원증권이 투자은행으로 변화하는 발판이 된다고 김 사장은 판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 달초 자산관리 관련 전략 서비스로 트루 프렌드를 선보인 데 이어 10월에는 일임형 랩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다른 회사보다 경쟁력 있고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이면 투자자들이 자연스럽게 동원증권을 찾게 되고 이는 동원증권이 투자은행으로 전환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모든 역량을 관련서비스 및 상품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동원증권은 투자은행으로 변모하기 위해 자산관리서비스를 강화하는 것 못지않게 장외파생상품과 주식 및 채권 인수분야에서도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도 수립해 놓고 있다. 우선 신규고객을 유치하고 기존 거래고객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상시 프로모션 활동을 펼 계획이다. 또 투자수익률 게임인 `개벽`에 이어 `선물ㆍ옵션 실전 투자수익률 게임`을 추진하는 등 모의 투자게임을 활성화해 예비 투자자들의 관심을 유도할 방침이다. 여기에 기업 분석메일과 기업 보고서 발송 등 대고객 맞춤서비스를 강화하고 분기별 설문 조사를 통해 다양한 고객 욕구를 수렴해 마케팅 활동에 반영한다는 전략이다. 다른 대형 증권사보다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영업망도 강화하기 위해 은행제휴 마케팅도 강화한다는 복안을 세웠다. “동원증권이 지점망에서 다른 메이저 회사들에 비해 다소 열세에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동원지주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하나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강화해 그 한계를 극복해 나갈 계획입니다.” 김 사장은 “은행들과의 제휴 강화로 지점망 열세를 극복해 나갈 수 있다”며 “하나은행 뿐 아니라 대구은행과의 업무제휴 등을 통해 은행 연계 고객서비스를 강화하고 공동마케팅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5월에 출범한 동원금융지주가 본격적으로 계열사간 시너지 제고를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며 동원증권도 풍부한 자금력과 계열사간 협력을 통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동원증권의 올해 성적표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올 3월부터 6월까지 동원증권은 4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11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8월 한 달 동안에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9억원, 21억원보다 무려 4배 이상 많은 91억원, 93억원을 달성했다. 이 결과 4월부터 8월까지 누적 세전 순이익은 무려 741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최고경영자의 결단력 있는 전략 변화가 기업의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보여주는 사례다. 김 사장의 결단은 방카슈랑스 제도에 대한 입장에서도 잘 드러난다. 다른 대형 증권사들이 보험사와 제휴를 맺는 등 방카슈랑스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김 사장은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은행과 보험에 비해 경쟁력이 뒤질 뿐만 아니라 효과도 미지수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방카슈랑스 시장에서 증권사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1%도 채 안될 것입니다. 또 여기에 참여하려면 많은 투자비가 들어 수익률이 따라가 줄지 의문입니다. 외국에서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 사장은 대신 직원들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은 지속적으로 시키되 본격적인 참여 문제는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지켜본 뒤 검토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다시 조정권에 들어선 주식시장 전망과 관련, 질적 개선이 우선돼야만 대세상승세에 진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당장의 부침에 관계없이 시장과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기업의 지배구조를 글로벌 스탠더드화해야만 증시가 꾸준히 상승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외부의 충격에 시장이 뒤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증시의 내성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세계가 단일시장화, 글로벌화되고 있는 추세에서 외부의 영향을 피할 수는 없지만 이것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그 대안으로 `조기경보 시스템`을 마련, 외국인 투자자들의 단기자금(스마트머니)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영철학과 스타일 2000년 4월 동원증권 대표로 취임한 후 올해로 4년차를 맞는 김용규 사장은 지난 30년 동안 은행과 증권, 창투사 등 금융기관을 두루 거친 기업금융 전문가다. 특히 동원증권 기업금융 담당임원 시절에는 SBS, KTF, 삼구쇼핑(현 CJ쇼핑) 등 굵직굵직한 업체들을 코스닥시장에 등록시켰고 KT, KT&G 등의 해외증권 발행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등 실무능력에서 뛰어난 실적을 남겼다. 김 사장은 어떤 변화에 필요한 제도라고 판단되면 주저 없이 이를 수용하는 결단력 있는 CEO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목표관리제, 신인사평가제, 부사장제도 등 책임경영을 위한 제도를 도입해 경쟁력 강화의 토대를 구축했고 최근에는 증권 수수료(브로커리지)만으로는 경영에 한계가 있다고 여기고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에 뛰어드는 등 사업구조 개편에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업무에 대한 유연성도 그가 가진 장점 중 하나. 올해 1월 3개년 사업계획을 세웠지만 이에 연연해 하지 않고 매년 상황에 따라 계획을 수정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러한 유연함에 기인한다. ◇약력 96.7.2. 서울고 졸업 73.2. 연세대 상경대학 경영학과 졸업 73. 2. 중소기업은행 입사 76. 5. 대우증권 입사 79. 6. 한양 입사 88. 6. 동원증권 사업법인부장 입사 96. 5. 동원증권 이사 98. 4. 동원창업투자 대표 99. 4. 동원증권 상무 2000. 4. 동원증권 대표이사 사장 <송영규기자 sk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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