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격적인 금리인하 조치로 아시아 증시가 23일 이틀간의 폭락장세를 반전시키며 반등하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와 글로벌 금융시장에 켜켜이 쌓여 있는 불안요소가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완전하게 회복시키기에는 미흡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습적인 금리인하가 글로벌 증시의 투매를 저지했지만 미국의 경기침체를 막기에는 늦었다고 평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경제가 아드레날린 주사를 맞을 정도로 심각함을 보여줬다”며 “절박한 상황이 필사적인 처방을 요구했다”고 평했다. 한국을 비롯, 아시아 증시는 23일 개장과 동시에 FRB의 전격적인 금리인하 조치를 반기며 급반등했지만 초기의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코스피지수는 3일 만에 반등했으나 외국인들은 이날도 15일째 연속 순매도를 유지해 불안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코스피지수는 23일 전날에 비해 19.40포인트(1.21%) 오른 1,628.42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미국의 금리인하 소식에 큰 폭의 오름세로 장을 시작해 외국인의 매도 공세와 기관의 매수세가 팽팽히 맞서면서 심한 등락을 보였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가 반등했지만 아직도 미국의 경기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많은 상황”이라며 “앞으로 미국의 경기지표에 대한 확인과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인한 국내 기업들의 실적 영향 등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서 미국의 금리인하에 힘입어 지표물인 국고채 5년물은 전일 대비 0.20%포인트 급락한 연 5.16%를 기록했다. 국고채 3년물은 전일 대비 0.25%포인트 폭락한 연 5.05%를 나타냈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0.04%포인트 내린 5.82%로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일 대비 256.01포인트(2.04%) 상승한 1만2,829.06으로 마감했다. 중국증시도 전일보다 143.30포인트(3.14%) 상승한 4,703.05에 마감했고 인도 센섹스지수 등은 5.5%(오후4시 현재) 상승했다. 하지만 대만 자취엔지수가 2.29%, 베트남 VN지수가 3.85% 각각 하락하는 등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는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앞서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FRB의 시장 안정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개장 직후 전장 대비 3.79%까지 급락했다가 장 후반에 낙폭을 만회하며 128.11포인트(1.06%) 하락한 1만1,971.19포인트에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2.04% 하락했다. FRB의 금리인하는 미국 경기의 침체를 저지하지 못한 채 인플레이션을 키워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를 가중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독(毒)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RB)에서 추가 금리인하 조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