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팀 히딩크 감독은 최근 대표팀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담은 동영상 등을 보여주며 경기 분석의 노하우를 공개하는 자리를 가졌다.여기에는 선수 개인은 물론 수비진, 미드필드진, 공격진 등 포지션별 움직임도 정리해 놓았다. 또 상대팀의 코너킥이나 프리킥 공격 때 한국 선수들의 위치를 표시한 그림, 반대로 한국 선수들이 공격할 때의 위치를 표시한 그림도 저장돼 있다.
히딩크 감독은 이 같은 디지털 자료를 바탕으로 선수 개개인의 장점과 컨디션을 파악하고 최적의 연습 계획을 짤 수 있었다.
월드컵 대표팀이 정보기술(IT)로 중무장, 16강을 향해 진군하고 있다. 이들은 최첨단 노트북 PC, 디지털 캠코더, TV 인코더 등으로 대표팀과 상대팀의 전력을 과학적으로 분석, 16강 진출의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히딩크 감독의 모든 전략은 노트북 PC에서 나온다. 여기에는 그가 평소 강조해온 체력,전술에 관한 선수별 프로파일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있다.
김대업 주무는 23명의 선수들을 관리하기 위해 노트북 PC를 갖고 있다. 그는 여기에 훈련상황은 물론 일정, 선수별 평가항목까지 꼼꼼하게 입력해 관리하고 있다.
선수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김현철 팀 닥터는 노트북 PC를 이용해 선수들의 부상 등 건강을 관리하고 있으며 선수들은 장기간의 훈련으로 쌓인 피로를 푸는 오락거리로 노트북 PC를 활용하고 있다.
이렇듯 노트북 PC가 모두에게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 되다 보니 1톤이 넘는 대표팀 장비 가운데 노트북이 차지하는 비중도 만만치 않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디지털 대표팀'을 대표하는 사람은 단연 대표팀 전력 분석관인 압신 고트비다.
그는 항상 디지털 캠코더와 노트북 PC를 갖고 다니면서 대표팀 선수들과 월드컵 D조 상대국 선수들의 움직임을 철저히 분석한 뒤 히딩크 감독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술을 마련하는 데 완벽한 기초자료를 제공한다.
고트비 분석관은 최근 폭증하는 업무를 감당하기 위해 구형 파워북 G3 기종을 최신형인 파워북 G4 800MHz으로 교체했다. 여기에 소니 TRV-900, VX-2000 등 최신형 디지털 캠코더와 TV 영상을 디지털 데이터로 녹화하는 TV 인코더를 보유하고 있다.
그가 찍은 수많은 대용량 동영상 데이터들은 디지털 캠코더에 내장된 IEEE1394 포트를 타고 파워북으로 전송된다. 다시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인 파이널 컷 프로(Final Cut Pro)를 거치면 선수 개인별로 정리된 최고급 정보로 탈바꿈한다.
이 같은 노력으로 고트비 분석관은 최근 LG전자가 선정하는 '6월의 디지털리스트'로 뽑혀 상까지 받았다.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첨단 장비는 과거에는 이용한 적이 없다"며 "IT의 숨은 힘이 폴란드전에서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