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 한-러 기업인 행사 참석…경제협력 논의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공식 방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첫 공식 일정으로 양국 기업인 경제협력 논의에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한국무역협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공동 주최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6차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에 참석해 양국 경제협력을 주제로 10여분 간 특별연설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시베리아횡단철도(TSR) 현대화 작업에 착수했다. 그 일환으로 나진-하산 구간의 개보수를 완료했고 나진항에서는 환적터미널 건설 작업이 한창이다. 사실상 3국 공동 프로젝트의 첫 사업이 시작된 셈”이라며 한국 재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이어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를 연결하는 사업을 언급하며 “이 프로젝트가 3국에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안겨줄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에 있어 정치적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경협의 경제적 이익을 고려하면 이러한 정치적 문제가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아울러 “한국과 러시아 간 교역·투자는 그동안 큰 발전을 이뤘지만 한-미, 한-일, 한-중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며 “앞으로 한-러 간 교역·투자액을 현격히 증대시키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푸틴 대통령의 참석은 예정에 없었으나 러시아 측에서 푸틴 대통령이 양국 기업인들을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누고 싶어한다는 뜻을 주최 측에 전달하면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제안한 이후 처음으로 마련된 양국 기업 간 대화의 장에 푸틴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북한 나진항 현대화 사업 등 한국-북한-러시아 3자 간 다수의 합작 프로젝트를 포함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6차 회의에서는 ▲ 에너지·자원 협력 ▲ 지역개발·투자 협력 ▲ 교통·인프라 협력 ▲ 통상·중소기업 협력 등 네 가지 의제를 중심으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구체화할 협력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아울러 에너지·자원 분야 등에서의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6건의 양해각서(MOU)도 체결됐다.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는 지난 2008년 창설된 양국 기업 간 공식 대화창구로 한국과 러시아에서 번갈아 개최되며 경제협력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왔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 기업인 200여명, 러시아 기업인 150여명 등 350여명의 양국 기업인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디지털미디어부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