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5월 25일] 장애인을 위한 도서관서비스

방학 때마다 멀리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여학생이 있다. 그는 시각장애 대학생으로 교사임용고시를 준비하는 미래의 선생님이다. 하지만 그녀는 남들과 다른 방법으로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일반 수험서를 읽지 못하는 그는 국립중앙도서관 장애인 정보누리터에서 제공하는 대면낭독서비스, 즉 자원봉사자가 읽어주는 책의 내용을 녹음해 여러번 반복해 듣는 방식으로 시험을 준비한다. 그의 작은 바람은 이런 시설과 서비스가 지방에도 설치돼 방학 때마다 올라오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것이다. 이처럼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도서관서비스는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서서히 도약할 채비를 하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국립장애인도서관지원센터'가 설립돼 그간 분산돼 추진해온 장애인도서관서비스를 총괄하고 장애인에 대한 도서관서비스국가시책 등의 정책도 수립해나가고 있다. 또 지난해 11월23일 '장애인도서관서비스 선진화 방안'이라는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실질적인 장애인도서관서비스 기능을 수행해나가고 있다. 우선적으로 올해는 장애인용 대체자료 2,000종(당해연도 출판물의 약 4%)을 제작해 배포하게 된다. 오는 2013년에는 출판물의 약 10%(6,000종)까지 확대해 장애인들의 독서와 정보취득 욕구를 충족해나갈 예정이다. 또 장애인들의 독서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공공도서관 등에 장애인용 보조공학기기 보급 및 문화프로그램 지원도 강화한다. 분산된 장애인용 대체자료를 한곳에서 통합검색하고 관리할 수 있는 '장애인도서관 통합관리시스템(KOLASIA)'을 개발, 무료로 보급할 예정이다. 장애인도서관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참여를 확대시키고자 출판사와 저자가 디지털원본파일을 기증하는 '소리책나눔터' 운영과 '책 읽어주는 장애인전화서비스'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통신요금 부담을 경감시키는 통신요금바우처제도(전화요금 50% 지원)도 7월 중에는 도입해 시행한다. 장애인도서관서비스는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앞으로 지식정보 접근 기회를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적극 추진돼 장애인들이 어디서나 편하게 필요한 지식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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