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거부부 15쌍 합동결혼식

김영호 제주시 제2건국추진위원장의 주례로 진행된 결혼식의 참가자들은 2~30년의 동거기간이 말해주듯 가슴에 묻은 갖가지 사연들을 떠올리며 새롭고 희망에 찬 삶을 살 것을 다짐했다.회갑 나이에 신랑이 된 김용필(60)씨와 김길순(53)씨 부부는 『며느리의 성화에 못 이겨 뒤늦게 예식을 올린다』며 『쑥스럽지만 행복하다』고 말했다. 서울 출신으로 최연소인 진주현(29)·이은옥(28)씨 부부는 『9년 전 만나 제주에 정착했지만 형님의 결혼이 늦어 식을 올리지 못했다』며 『요즘 세대에서 유행하는 화려한 결혼식은 아니지만 경제적이면서도 더 큰 사랑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강창욱(48)씨의 신부로 이국땅에서 면사포를 쓴 필리핀인 피델라구마싱(37)씨는 『뜻밖의 일이라 얼떨떨하지만 축하를 많이 받은 만큼 더욱 행복하게 살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결혼식은 개인콜택시봉사회와 미용사회에서 신랑·신부 수송, 신부 화장을 각각 무료로 도맡았고 제주YWCA에서는 축가를 불렀으며 압력밥솥·은수저 등이 각계에서 선물로 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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