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내달 석유 생산량 안늘린다"

양적완화 영향.. 수급의 문제 아니다.


국제유가가 2년만에 최고치를 향해 질주함에도 불구하고 석유수출기구(OPEC)가 다음달 석유생산량을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질적인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이 아닌 미국의 양적완화로 촉발된 랠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8일 OPEC 회원국인 리비아의 쇼크리 가넴 국영석유공사 사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유가가 상승하고 있으나 교역조건은 OPEC 회원국에 불리한 상황이고 가격상승만으로는 미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메우지 못한다”며 “당분간 생산량 목표치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유가 오름세가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 아닌 상품시장 움직임에 따른 연쇄반응인 만큼 섣불리 추가 증산계획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란 발언으로 풀이된다 .리비아는 그 동안 산유국들이 미국 달러화로 표기되는 석유 수출에 의존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때마다 손실을 입어왔다고 주장해 왔다. 또 다른 OPEC 관계자도 “가격변동이 매우 심하고 다시 하락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OPEC이 생산량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내년 원유수요에 대한 전망치를 올해 2.2%보다 0.7%포인트 낮은 1.5%로 내려잡으며 유가 하락을 예고하기도 했었다. 이에 따라 OPEC은 지난 3월 합의에 따라 하루 원유 총생산 목표치 2,400만배럴을 적어도 올해 말까지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유가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2차 양적완화 조치 발표 이후 달러화 약세에 힘입어 배럴당 90달러에 육박하던 2008년 10월 최고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8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2월 인도분은 가격은 지난 주말 종가보다 21센트(0.2%)상승한 배럴당 87.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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