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측, 정치적 의도 의심… "죄사 않겠다" 경고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14일 `안풍(安風)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강삼재 의원이 직접 나서줄 것을 요구하는 서명에 착수하는 등 김영삼 전 대통령을 향한 압박을 본격화했다. 상도동측도 이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고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대립각은 선명해지고 있다.
홍준표 의원 등은 강 의원에 대한 편지 형식의 서명 문건에서 "강 의원의 변호인인 정인봉 변호사가 문제의 비자금을 YS로부터 받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힌 만큼 이제는 강 의원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YS에 대한 강 의원의 정치적 신의와 도리는 세상 사람 모두가 다 알고 있다"면서 "이제는 역사 앞에 진실을 기록하도록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서명을 주도하고 있는 홍 의원은 "안풍 자금은 안기부 예산이 아니라 YS의 대선 잔금임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면서 "서명작업을 마치면 강 의원도 나설 명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낮 서울 YMCA빌딩에서 열린 옛 통일민주당 소속 정치인 모임 `민주동지회` 신년하례식에 참석, 안풍 자금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오늘 아무 얘기 안 할거다. 절대 안 한다면 난 일체 안 한다"며 입을 다물었다.
그는 "군사독재 때는 언론이 내가 단식한 일을 아무도 못 썼는데 지금은 오히려 너무 써서 큰 일"이라며 언론 보도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YS의 대변인 격인 한나라당 박종웅 의원도 정 변호사와 이날 MBC 라디오 등에 출연, 공방을 벌였다. 정 변호사는 "변론준비과정에서 강 의원으로부터 1996년 총선 당시 돈을 직접 전달한 사람은 YS라는 확실한 진술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YS의 법정증언을 대체할 강도의 물적 증거도 확보하고 있으며 16일 변호인단 모임을 가진 뒤 공개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정 변호사의 주장을 "소설 같은 이야기"라며"정치적 의도나 저의를 가졌다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런 식으로 YS를 털고 가거나 죽이기에 나선다면 국민이 반발하고, 역풍이 더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