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세계적인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세계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두드러진 집값 상승률을 기록했던 영국도 부동산 침체 여파로 10년간 이어진 ‘경제 황금기’가 끝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제기됐다.
컨설팅그룹인 딜로이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영국경제가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후폭풍으로 10년간의 황금시대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딜로이트는 영국경제가 30년래 최저인 실업률과 1960년대 이후 가장 낮은 물가상승률을 바탕으로 10년간 황금기를 누려왔지만 이 과정에서 부동산 거품 등 심각한 불균형이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또 부동산시장이 올해 급격히 둔화되며 소비위축과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져 경기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로저 부틀 딜로이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부동산시장은 이미 침체국면에 접어들었으며 영국경제를 지탱해온 가계소비는 부동산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크게 둔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딜로이트는 올해 영국 경제성장률이 정부 전망치인 3~3.5%를 크게 밑도는 2%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경제의 중심축인 미국과 중국도 부동산 거품붕괴에 따른 경기둔화가 우려되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은 달러화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준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인상될 경우 저금리에 힘입어 활황세를 보이던 부동산경기가 급속하게 냉각될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할 경우 대규모 가계부실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미국의 신규주택판매는 11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고 건설투자도 10개월만에 처음으로 감소해 부동산 침체가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가격도 급속한 경제성장에다 위앤화 평가절상을 노린 투기자금이 가세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위앤화 평가절상이 단행될 경우 급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우려 속에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전세계 주택가격 중 3분의2가 현재 거품상태에 있다고 진단했으며, 미국 UCLA 경영대학원은 올해 미국경제의 최대위험으로 주택거품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