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업그레이드 하자] <1> 산업단지 경쟁력 강화 시급

인프라 노후화 심각…초고속인터넷 안되는곳도
영세업체 몰려 기존 입주기업 경쟁력마저 저하
입지여건 갈수록 악화…보수·재정비 서둘러야



[산업단지 업그레이드 하자] 산업단지 경쟁력 강화 시급 인력난에 교통체증… 사업포기도 속출인프라 노후화 심각…초고속인터넷 안되는곳도영세업체 몰려 기존 입주기업 경쟁력마저 저하입지여건 갈수록 악화…보수·재정비 서둘러야 이현호 기자 hhlee@sed.co.kr 국가산업단지 대부분이 조성된 지 30~40년이 지나면서 기존 인프라의 심각한 노후화, 단순한 생산기능 위주의 단지운영, 3D 업종 기피로 인한 인력난 등으로 경쟁력이 갈수록 뒤처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국가산업단지 정책이 조성과 분양, 입주기업의 유치 등에만 초점을 맞춰 개발 이후 거의 재정비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90년대 초 관리비가 폐지되면서 자체 보유시설물 외에 기반시설에 대한 보수ㆍ유지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각 산업단지는 지역별 특성화에 맞춰 자본과 기술집약적인 지식기반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수출과 고용, 지역개발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전초기지로서의 역할을 정부와 함께 모색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창원, 구미, 울산, 반월ㆍ시화, 광주, 군산, 원주 등 7개 국가산업단지가 혁신 클러스터(Cluster) 시범단지로 지정됐고 올해는 6대 추진과제를 선정해 연구개발 및 기업지원 서비스 기능 방안을 수립, 본격적인 사업추진에 나서고 있다. 국가산업단지 1호인 구로공단의 경우 과거 굴뚝공단 이미지를 벗고 디지털산업단지로 변해가고 있다. 최근에는 총사업비 1조7,550억원을 들여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육성하기 위한 구조고도화 기본계획이 발표됐다. 하지만 이처럼 부분적이고 제한적인 정비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즉 위축되고 있는 국가산업단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면적이고 체계적인 보수 및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유지ㆍ보수 및 재정비 시급=인천 남동단지에 입주한 P사의 K부장은 “늘어나는 입주기업으로 기존 도로가 포화상태라 교통체증을 피해 밤늦은 시간이나 새벽에 제품을 수송하는 실정”이라며 심각한 교통난이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꼬집는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중장기 산업단지 발전비전과 추진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단지가 60~70년대 초에 조성, 노동집약적 업종 위주로 구성돼 교통체증, 도시화 및 지가상승, 인력난으로 단지의 경쟁여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단지 임차공장지대로 변모=공장건설을 위한 투자비를 줄이고 저렴하게 공장을 빌려 제품을 생산하려는 임차업체의 이해가 맞물리면서 산업단지가 임차공장지대로 변해가고 있다. 시화공단의 한 휴대폰부품업체 K사장은 “임대 입주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산업단지에 영세업체들이 몰려 도로망과 주차장ㆍ물류창고 등의 기반시설 노후화가 심각해 기존 입주업체들의 경쟁력마저 저하되고 있다”고 말했다. 산단공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남동ㆍ반월ㆍ시화공단의 가동업체 1만1,175개 중 임차업체 수는 45.7%인 5,108개이다. 남동공단은 임차업체가 전체 입주업체의 절반을 넘어섰고 반월과 시화공단은 43%선이다. ◇사업포기 및 해외이전 사례 속출=안산의 유리제품 제조업체 K사 P사장은 “단지 내 기반시설이 열악하고 인건비가 너무 높아 국내에서 제품개발을 포기한 지 오래”라며 “특히 높은 인건비 탓에 해외로 눈을 돌렸다”고 밝혔다. 기협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열악한 입지조건 때문에 해외이전을 못하는 수많은 중소기업은 결국 사업을 포기하는 실정이라 공단 전체의 생산성 하락과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복합적 환경 탓에 기업들은 수출산업에서 내수산업으로의 전환, 기업규모의 영세화, 사업장 해외이전 등으로 산업단지의 공동화 현상을 유발하고 있다. 김인중 한국산업단지공단 산업입지센터 소장은 “반월ㆍ시화지역의 경우 기반시설 업그레이드를 통한 입주업체의 경쟁력 확보가 가장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분양 산업단지로 막대한 금융손실=80년대 말 추진된 지방의 주요 산업단지가 정확한 수요예측 없이 정치적 배경으로 건설돼 아직도 미분양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막대한 금융비용 손실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전국에 지정된 30개 국가산업단지는 9,468만1,800여평이 개발된 상태인데 이 가운데 강원도 동해시 동해북평단지, 전북 군산시와 충남 서천군 장항읍 일대 군장단지, 전남 영암군 삼호면 대불단지는 전체 부지의 20∼60%가 길게는 10년 이상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다. 국토개발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기존 산업단지의 입지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수도권 중심의 주요 산업단지에 대한 유지ㆍ보수 및 재정비 지원부터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5/11/2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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