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출 전선에 엔저 쇼크가 현실화됐다. 엔저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우리 수출이 사실상 감소세로 돌아섰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통관일수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 증가율이 -7.9%로 지난해 10월(-1.2%) 이후 6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무역수지는 외형적으로는 15개월 연속 흑자를 보였지만 흑자폭은 전달에 비해 크게 줄었다.
4월 총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0.4% 증가한 463억달러, 수입은 0.5% 감소한 437억달러를 기록했다. 올 들어 4월까지 총 수출 증가율은 0.5% 수준으로 이대로라면 정부의 올해 수출 증가율 목표치(4.1%) 달성은 불가능하다. 산업부는 "수출이 사실상 정체상태에 빠져든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반년이 넘어 주변국 실물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선박ㆍ철강ㆍ자동차 등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주력제품의 수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4월 수출은 선박의 경우 44.8%나 줄었고 철강(-13.6%), 자동차(-2.4%)도 부진했다. 13대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5개 품목의 수출이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나마 휴대폰 등 IT 제품이 선방해 총 수출은 소폭의 증가세를 유지했다.
지역별로는 엔저의 영향을 직접 받는 대일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 대일 수출은 3개월째 감소세다. 4월에도 11.1%나 줄었다. 미국 수출은 2.1% 늘어나기는 했지만 자동차가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제품들에 밀리기 시작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수출은 6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경기침체 여파를 극복했다고 말하기는 이르다. 아세안(15.3%), 중국(16.3%) 등으로의 수출은 그나마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권평오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엔저의 진행상황에 따라 5월 말이나 6월 초 추가적인 업종별 엔저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